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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카자흐스탄 토카예프 대통령 취임의 의미

  • 작성자 송금영
  • 등록일 2019.10.17

카자흐스탄 토카예프 대통령 취임의 의미


송금영 외교문서심사위원·전 주카자흐스탄 공사


2019.06.21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카자흐스탄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지난 30년간 카자흐스탄을 통치해 온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이 올 3월 사임하자 토카예프 상원의장은 헌법에 따라 임시 대통령이 됐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집권여당 누르오탄’(조국의 빛)의 공천을 받아 후보 6명과 함께 6·9 대선에 출마해 70.96%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기고]카자흐스탄 토카예프 대통령 취임의 의미

토카예프 대통령은 러시아어, 영어, 중국어에 능통한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국제 감각이 뛰어났다. 그는 1990년대 구소련의 해체 등 탈냉전의 변혁기에 핵무기 포기 및 국제협력을 통한 국가발전이라는 카자흐스탄 대외정책의 토대를 마련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독립한 1991년부터 2002년까지 구소련이 남긴 핵무기 처리 등 주요 현안을 해결한 경험을 2003년 출간한 [프리아도례니예(극복)]라는 책에서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외무장관, 총리, 상원의장 등 주요 요직을 역임하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그는 사실 수년 전부터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후임자로 유력하게 거론돼왔다.


토카예프 대통령의 취임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30년 만에 큰 혼란 없이 카자흐스탄의 정권이 평화적으로 교체됐다. 앞으로 그는 현재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을 맡고 있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후원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의 기존 대내외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최근 침체된 경제 회복, 부정부패 척결과 사회통합에 주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6·12 취임연설에서 카자흐스탄은 새로운 도전과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며 사회통합을 강조했다. 또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 해외투자 유치와 기업 지원, 디지털경제 구축, 사법개혁과 부정부패 척결, 중산층 형성, 균형적인 다변화 대외정책 추진 등 10가지 주요 국책사업을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둘째, 토카예프 대통령의 취임은 중앙아시아에 정치 1세대가 물러나고 본격적으로 정치 2세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우즈베키스탄은 201612월 미르지요예프 2대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은 20072월 베르디무함메도프 2대 대통령이 각각 취임했다. 키르기스는 201711월 제엔베코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처음 민주적으로 정권이 교체됐다. 정치 1세대는 국가 독립과 통합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면, 2세대들은 이를 토대로 보다 민생안전과 경제발전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셋째, 토카예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한·카자흐스탄 간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200210월 외무장관 자격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성장 모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지한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 정상은 인프라 건설, 자동차 조립, 정보통신기술(ICT), 보건의료, 농업, 우주 등 여러 분야에서 경제협력과 문화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양국 정상은 우의와 신뢰를 돈독히 하고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카자흐스탄의 비핵경험 공유,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카자흐스탄의 2050국가발전전략을 서로 연계한 공동번영의 방안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관계는 1992년 수교 당시 양국 간 교역액이 1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2억달러로 220배 성장했고, 인적교류가 9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역동적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또 카자흐스탄에 거주하고 있는 10만명의 고려인들은 양국관계를 이어주는 주요한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자원부국으로 향후 양국 간의 경제협력 잠재력은 매우 크다. 우리의 신북방정책과 카자흐스탄의 2050국가발전전략이 잘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와 공동 번영에도 기여할 것이다.

기고문 링크:

https://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6212030005amp;code=990304



※ 해당 기고문은 기고자의 동의를 받아 게재됐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