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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앙아 수교 30주년 기념 기획칼럼7] 한-중앙아 산업-공급망 협력 30년: 평가 및 향후 과제

  • 작성자 강명구
  • 등록일 2022.09.26

 

-중앙아 산업-공급망 협력 30: 평가 및 향후 과제

 

강명구(KDB미래전략연구소)


지난 30년의 한-중앙아의 산업-공급망 협력은 편중된 구조

 

중앙아시아 5개국은 구소연방 해체 이후 독자적인 국가체계를 구축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추구하고 있다. 그 방편의 하나로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제조업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의 경제성장을 도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공통된 중앙아시아 5개국의 경제발전정책에도 시장 규모, 부존자원의 유무, 대외개방도 등의 차이로 현재 각국 경제는 상이(相異)한 경제성장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한민족의 디아스포라에도 불구하고, 냉전체제로 인해 소연방시절에는 양자간 교류가 단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산업협력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산업-공급망 협력은 1990년대 초 외교수립을 기점으로 시작되었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간 외교 관계가 수립된 이후에도 양자간 산업-공급망 협력은 중앙아시아의 작은 시장규모, 상대적으로 낮은 구매력, 낮은 접근성에 따른 높은 물류비용 등으로 인해 큰 진전을 보지 못하였다.

교역은 19931.8억달러에서 202252.7억달러로 연평균 12.4% 성장하였다. 이러한 양자간 높은 교역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시아가 한국의 대외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2%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히 교역량 규모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이 96.7%를 차지하는 2개국에 편중된 교역구조를 가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별 교역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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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한국무역협회

 

한국과 중앙아시아간 교역은 가전제품, 자동차 등 한국의 일방적인 소비재 완성품과 일부분의 중간재 수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별 교역 특징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수출하는 구조이다. 한국의 중앙아시아 교역 중에서 카자흐스탄을 제외한 중앙아시아 4개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카자흐스탄에 대한 수출 비중은 23.9%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한국이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고 있어 수출 비중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2002년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원유를 처음으로 수입한 이래 2021년 원유 수입 비중은 2.4%10위 수입국이다. 이러한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교역구조가 양자간의 산업-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중앙아시아 교역액 중 수출액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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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한국무역협회

 

한국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누적 직접투자는 수교 이후 2021년 말까지 36.7억 달러이며, 이는 한국의 전세계 누적 직접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투자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95.5%가 집중되어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22년 상반기까지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기업 중 생산법인 형태로 우즈베키스탄에 20개 기업, 카자흐스탄에 4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한국의 대중앙아시아 국별 투자액 및 생산법인 수

(단위 : 백만달러, )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투자액

2,674

828

103

60

0.96

생산법인 수

4

20

-

-

-

자료 :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코트라

 

지난 30년간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산업-공급망 협력은 교역과 투자에서 보듯이 다양화되어 있지 않다. 양자간 산업-공급망 협력의 성공적인 사례로는,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대우텍스타일, 대우자동차,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에 진출한 갑을방적 등이 있다. 대우자동차는 1990년초에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지주회사인UzAutoSanoat’를 설립하였다. 대우는 부품 등을 UzAutoSanoat로 수출하여 현지에서 완성차를 생산하여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앙아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국가들로 수출하였다. 갑을방적은 1996년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지역에토이테파 텍스타일과 타지키스탄에갑을타직 텍스타일을 설립하여 면사와 면직물을 생산하여 독립국가연합(CIS)지역 및 독일 등 유럽으로 수출하였다.‘대우텍스타일'은 우즈베키스탄 동부 페르가나주에 방적공장 2곳 이외에도, 2008년 갑을방적이 운영하던토이테파 텍스타일과 우즈베키스탄 최대 규모의 '부하라 텍스타일'의 방적부분을 인수하여 면사와 방적물을 생산하여 유럽, 러시아, 한국 등에 수출하였다. 이외에도 염색·가공업체 '대신메가텍스', 봉제업체 '신동', '금성', '동산', '하인텍스' 등이 섬유부문의 산업-공급망 협력의 성과를 이루었다.

이상에서 보듯이, 수교 이후 2021년까지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산업-공급망 협력의 성과는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시장규모가 작고, 상대적으로 부존자원의 다양성이 작은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산업-공급망 협력의 성과가 미진하다.

 

-중앙아 산업-공급망 협력 확대를 위해서는 다양화 방안 모색이 필요

 

한국과 중앙아시아는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로 산업-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확대를 통해 상호 윈-(win-win)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한국은 지금까지의 협력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중앙아시아와 산업-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과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중앙아시아 모든국가 및 다양한 산업부문으로 확대해야 한다. 현재까지 한국기업들의 산업-공급망 협력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집중되어 있으며, 산업도 한정되어 있다. 이에 한국기업들은 모든 국가에서 산업-공급망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요분석을 통해 산업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앙아시아 국가간 산업-공급망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참여해야 한다. 중앙아시아 5개국은 상호 산업-공급망 협력을 통해 성장의 기회가 있지만 상호간의 협력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기업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간 산업-공급망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섬유ㆍ의류산업의 경우, 한국의 방적 및 염색업체는 면화 생산국가에 봉제업체는 중앙아시아 최대시장인 도르도이(Дордой базар)시장이 위치한 키르기스스탄에 진출하여, 최종생산물이 도르도이시장을 통해 역내 및 러시아 등 CIS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셋째, 핵심 소재(素材)부문에서 산업-공급망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페로실리코크로뮴, 나프타, 반도체공정의 핵심 소재인 팔라듐, 크립톤 크세논 등을 수입하고 있는데, 2022224일 발발한 러ㆍ우크라이나 사태로 소재 수급 문제가 발생하여 제품의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이에 한국은 광물자원의 보고인 중앙아시아지역에서 산업-공급망 협력을 통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핵심 소재에 대해 공급망 병목현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기업들은 중앙아시아 각국들의 소재산업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협력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현지국이 중점 육성산업에 대해 산업-공급망 협력을 우선할 필요가 있다. 중앙아시아 각국들은 자국이 가진 자원을 중심으로 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이를 활용할 때, 산업-공급망 협력을 단기에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중점 육성산업으로 투자할 때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받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공급망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