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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청년들을 위한 변혁의 출발점에 선 카자흐스탄

  • 작성자 오상호
  • 등록일 2021.02.19

청년들을 위한 변혁의 출발점에 선 카자흐스탄

오상호 (한국외대 중앙아시아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지난 1, 카자흐스탄 정부는 하원의원 총선을 진행하여 독립 30주년 기념과 함께 2021년 새로운 의회 구성이 시작되었다. 사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여전히 기존 여당의 집권이 계속 유지되는 양상이기는 하지만, 이번 총선 과정에서는 이전과 비교하여 민주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몇 가지의 변화들로부터 살펴볼 수 있는데, 카자흐스탄 의회 관행에서 처음으로 여성과 청년들을 위한 정당 명단 30% 할당량 규정을 도입했으며, 장애인들의 참여 장려, 정당 등록 기준 하향 등 지난 2017년 제안되었던 의회 입법 개혁안들을 하나씩 이행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의 결과로 총 312명의 후보 중 90명이 여성이었으며, 특히 29세 미만 청년층도 19명이 포함되었다. 아울러 총 의원 중 9명은 다민족 공동체 대표들로 구성된 카자흐스탄 민족 회의에서 선출한다는 규정을 따랐다. 이에 민족 회의 소속 한인 이유리 위원, 그리고 김베라 자원봉사자연합회장이 당선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특히 김베라 의원은 올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방역 일선에 나서 의료진과 군경의 업무를 지원한 청년이자 자원봉사자연합회장으로, 지역 사회에 공헌한 업적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당선의 의미가 더욱 크다.

이후 지난 115, 토카예프 대통령은 총선 성료를 축하하고 카자흐스탄 헌법 제59조에 따라 제1차 회의를 공표하면서 주요한 사안들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사안들에는 2021년의 새로운 의회의 시작을 알림과 더불어 국민 삶의 질 개선과 감염병으로부터의 경제 복원, 교육 혁신, 정치 개혁, 보건복지 개선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국가 발전 계획 모두가 담겨 있으나, 이곳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변혁의 움직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간단히 논하고자 한다.

이번 제1차 회의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이 향후 카자흐스탄에서 청년들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은 젊은 국가라는 표현에서 살펴볼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카자흐스탄은 2050년도까지 국가개발전략을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바로 그 시기는 현재의 아동들과 청소년들이 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지점이다. 토카예프 대통령도 이를 인지하고 미래 카자흐스탄 번영은 그들에게 달려있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2050년까지 남은 30년 동안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촉구 의지를 전달했다.

이를 위해 도시와 지방 간 교육 혜택의 격차를 줄여 향후 청년들이 개개인의 능력을 원활히 계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우선순위로 내놓았다. 한편 카자흐스탄 정부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대학 보조금의 활용이 청년들을 위하여 낭비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대학의 수를 줄여 보다 밀도 높은 청년 졸업생 배출을 고려한다고 했다. 아울러 학문적 전공을 살리고자 하는 청년 이외에도 제조업이나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청년층에의 수요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의 재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청년들을 위한 교육 부문의 변화된 패러다임을 수행할 시기가 온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을 통한 청년 세대들의 지원 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사회 활동 장려나 복지 정책의 개선에 대해서도 논의되었다. 여기에서의 사회 활동은 청년 누구나가 국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다는 소통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위해 온라인 국민 청원 시스템 등을 통해 국가적 의사 결정에 반영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활성화 되어 있는 구조이지만, 포스트 소비에트 공간에서의 이러한 움직임은 대단히 고무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작년부터 카자흐스탄 의회는 청년 사회복지라는 종합적인 계획안을 채택했다. 이 계획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토카예프 대통령이 언급한 최우선 과제는 그러한 청년 사회복지를 관할하고 지원하는 국가 집행기관들에 대한 평가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충분한 성과가 도출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올해 독립 30주년과 함께 새로 시작되는 의회에서는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높다. 이러한 움직임은 카자흐스탄에 대한 청년들의 애국심 고취와 단합을 위한 정부의 조치일 수도 있고, 시민 사회 내 소통이 갈수록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자연스런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쪼록 올해 청년들을 위한 변혁의 출발점에 서 있는 카자흐스탄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