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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상황과 한-중앙아 경제협력 방향

  • 작성자 변현섭
  • 등록일 2021.01.22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상황과 한-중앙아 경제협력 방향




(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변현섭 박사)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올해 모두 독립 30주년을 맞이하고 내년에는 한국과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등 의미 있는 해가 연속되어 한-중앙아 협력에서도 중요한 모멘텀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고 한-중앙아 국가 간 협력의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세계은행이 2021년 초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 따르면, 2020년 중앙아시아 지역의 GDP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경기 침체와 함께 1.7% 감소했으며 대부분의 국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 지역의 경제성장은 COVID-19가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경제활동이 제약될 것이기 때문에 2021년에는 빠른 회복보다는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2021년 중앙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3%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러한 경제성장은 원자재 가격과 중국의 일대일로정책의 실행에 따른 외국인투자 규모의 소폭 상승에 기인할 것으로 분석하였다. 물론 이러한 예측은 코로나19 백신이 올해 이 지역에 정상적으로 보급되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재확산, 백신의 공급 차질 등이 발생할 경우 경기회복의 추동력을 상실할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추이

(단위: %, 전년비 증가율)

2018

2019

2020

(추정)

2021

(전망)

2022

(전망)

카자흐스탄

4.1

4.5

-2.5

2.5

3.5

키르기스스탄

3.8

4.5

-8.0

3.8

4.5

타지키스탄

7.3

7.5

2.2

3.5

5.5

우즈베키스탄

5.4

5.6

0.6

4.3

4.5

투르크메니스탄

-

-

-

-

-

중앙아시아

4.5

4.9

-1.7

3.0

3.8

자료: World Bank, Global Economic Prospects, January 2021.

중앙아시아 국가별 경제동향과 한국과 협력의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카자흐스탄의 경우, 세계은행은 2020년 카자흐스탄의 경기 하락 추정치를 -3%에서 -2.5%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수정하였고 2021년 성장 전망은 2.5%로 유지하였다. 카자흐스탄 정부 및 중앙은행도 당초 코로나19 사태 등에 따라 2020GDP 성장률이 전년대비 0.9%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였으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국내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12월말 중앙은행은 2020년 카자흐스탄 GDP 성장률이 전년대비 2.52.7%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하였다. 반면, 2021년의 경우 국제유가의 상승 기대감과 함께 세계경제 회복, 소비활동 증가 및 노동시장 정상화 등 내수회복으로 GDP 성장률은 20212분기부터 상승세로 전환되고, 연말까지 성장률이 3.74.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2014년 시작된 저유가 및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 인프라 건설 추진을 골자로 하는 신경제정책 lt;누를리 졸gt;(빛의 길) 시행을 통해 경기부양을 도모해 왔으며, 201519년 프로그램을 추진한 후 동 프로그램의 기간을 2025년까지 연장한 바 있다. SK건설이 알마티에 66km 길이의 왕복 4~6차선 순환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당분간 인프라 건설 분야에 대한 협력이 유망해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을 모범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한국의 방역 사례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 국가들과 보건의료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질병검사 전문의료기관인 씨젠이 알마티에 질병검사센터를 개원하여 한국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경제의 경우 세계은행은 2020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과 저유가 상황에서도 0.6%의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며 중앙아 국가 중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또한 주요 기관들은 2021년에 우즈베키스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회복하면서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5~6%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2021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1%로 제시하였고 IMF5.0%, 세계은행은 4.3%, 아시아개발은행(ADB)6.5%로 전망하였다. 2021년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5년 임기의 마지막 해로서, 연말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과 도출을 위해 기존 경제개혁 및 자유화 기조를 지속하며 코로나19 위기 후 조속한 경기회복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누적되는 경상적자 완화, 수출산업 육성, 고용확대 등을 위해 투자유치 및 수출확대에 방점을 두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협력국과의 고위급 경제외교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우즈베키스탄은 202011EUGSP(일반특혜관세)+ 수혜국 지위 획득, 202012EAEU 옵서버 가입 확정, WTO 가입협상 추진 등 국제경제로의 편입이 진전되고 있고 우리나라와도 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어 우즈베키스탄 시장의 잠재력과 활용 방안에 주목하고 전략적 진출과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산업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 될 전망이며 디지털산업협력 관련 스마트 팜,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와 보건의료 분야와 연계한 이헬스(e-Health) 협력사업 등에서 양국의 관심과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협력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012월말 투르크메니스탄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20년은 코로나19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경제활동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하면서 '20GDP 성장률을 5.9% 예상하였다. 하지만 20204월 국제신용평가사 Fitch은 투르크멘의 공식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는 실제 경제활동 수준을 반영하지 않았으며, 동 기관 전문가들은 2020GDP 성장률은 6%가 아니라 1.4%가 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표에서 보듯이 세계은행도 투르크메니스탄에 대한 정보 접근성의 문제로 GDP에 대한 추정치 및 전망치를 내놓지 않았다.

풍부한 자원 특히, 가스(세계 4위의 매장량과 세계 10위의 생산량)를 보유한 투르크메니스탄과는 201810월 우리 기업이 완공한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플랜트 분야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도 현재 정부 간 협력 사업으로 진행 중인 정보접근센터 구축, 지리정보시스템 구축, 치안시스템 전수 등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협력을 바탕으로 민간 부문에서도 ICT 분야 진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교역 상대국인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의 경제 침체와 국경 봉쇄 등에 따른 교역 감소 및 해외 이주 노동자의 송금 하락, 총선 부정 논란에 따른 정국 혼란까지 겹치면서 2020년 경제성장률이 8.0%까지 떨어지면서 중앙아시아 국가 중 가장 심한 타격을 입었다. 반면, 세계은행은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들이 2021년에는 완화 및 해소되면서 20213.8%, 20224.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다만, 키르기스스탄 경제의 약 10%을 차지하는 쿰토르 광산에서 금의 생산 규모 하락은 경제성장의 제약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하였다.

상대적으로 시장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정치체제를 갖춘 키르기스스탄에서는 KOICA 개발 협력 사업 확대, EDCF을 활용한 사업 발굴 등을 통해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특히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센터 설립을 통해 농업 기반연구 지원, 농업 발전 및 농업 기술 협력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스마트팜 등 농업 분야 협력을 모색하고 EAEU 회원국임을 감안한 거점 시장으로서 활용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해외 이주 노동자의 송금이 GDP30~50%을 차지하며 러시아 의존도가 매우 높은(러시아에 50~100만 명의 타직인들이 노동 중) 타지키스탄의 경우,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경기 침체에 따른 이주 노동자의 송금 감소로 2020년에는 2.2% 성장에 그치고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에 따른 투자 유치로 20213.5%, 20225.5%로 성장하겠으나 코로나19 이전보다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타지키스탄과는 비즈니스 측면보다는 공공외교 차원에서 타지키스탄이 가진 지리지형적 이점을 활용한 수자원 개발 및 산림 자원 활용 분야 발전 지원, 최근의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보건 분야 협력으로서 보건 역량 강화 및 의료인 연수사업 등에서 지원과 한국어 교육, 한류 확산 등 교육문화 분야의 협력 강화를 검토해 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