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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SCO(상하이협력기구)-중앙아 다자협력 20년 평가와 전망

  • 작성자 송금영
  • 등록일 2020.12.21

SCO(상하이협력기구)-중앙아 다자협력 20년 평가와 전망

전 주카자흐스탄 공사 송금영

지난 11.10 모스크바에서 제20SCO 정상회의 개최 등 SCO(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20년에 접어들고 있다. 2001년 출범한 SCO 회원국은 현재 핵보유국인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중앙아 4개국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크스탄 등 총 8개국이다. 이들 회원국이 세계 인구의 40%를 차지하며 경제적으로 세계 GDP25%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SCO는 러시아와 중국의 주도하에 영토불가침, 국내문제 불간섭, 다자적 국제질서를 주창하면서 군사 안보 및 경제통합, 미국 견제, 대테러 공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중앙아의 최대 다자협력기구로 발전하였다. 201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가입함으로써 SCO는 중앙아와 서남아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되었다.

SCO는 탈냉전과 신냉전을 거치면서 시기적으로 3단계로 발전하였다. 첫 단계는 탈냉전시대의 1996-2000년간으로 SCO의 사전 준비 단계이며 중앙아의 군사적 신뢰구축과 안정 확보에 주안점을 두었다. 1990년대 초 구소련의 해체로 중앙아 5개국이 독립하자 최대 현안은 수천 km의 육지 경계선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 및 중국과 국경선을 조기에 획정하는 것이었다.

마침내 1996년 상하이에서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크스탄 5개국 정상이 모여 국경지역에서의 군사력 축소 등 신뢰구축 방안에 합의하였으며, ‘상하이-5’(Shanghai Five)라는 협의체가 탄생하였다. 이어서 5개국들은 1990년대 하반기 서로 국경협정을 체결하였고 중국은 2008수십년 간 지속되어 온 러시아와 국경분쟁을 종결하였다.

오늘날 SCO는 중앙아의 국경지역 안정 및 경제협력에 기여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국경분쟁이 종결되자 에너지 협력을 추진하였고 5년간의 공사 끝에 2019년 국경선을 통과하는 시베리아의 힘’(Power of Siberia)이라는 가스관(3,000km)을 개통시켰다. 러시아는 중국에 30년간 4,000억 달러의 천연가스를 수출하게 되었고 중국은 연간 가스 수입량의 1/3을 러시아산 가스로 충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카자흐스탄 원유와 우즈베키스탄 가스가 송유관과 가스관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두 번째 단계는 2001-2013년간으로 상하이-5’라는 협의체를 모태로 SCO가 공식 출범하였다. 200165개국 정상회의는 21세기 국제질서의 다극화 시대에 새로운 도전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SCO의 설립에 합의했고 우즈베키스탄이 6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였다. 그리고 2004SCO 사무국이 북경에 설치되었다.

SCO는 테러주의, 극단주의, 분리주의를 3대 악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안보협력을 강화하였다. 미국을 강타한 20019.11 테러 사건은 SCO의 반테러협력 강화에 구심점을 제공하였다. 2003SCO 반테러센터(RATS)우즈베키스탄에 설치되었으며 SCO2005년부터 반테러 군사훈련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오고 있다.

중국은 SCO를 통해 중앙아에 인접한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무슬림 거주지역인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중앙아 이슬람 5개국의 독립에 고무되어 분리 독립을 위한 시위가 자주 발생하였고 중국은 군대를 파견하여 이를 진압하였다. 중국은 이슬람 테러단체들이 신장의 독립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SCO 회원국들과 테러단체에 대한 정보 공유 및 국경통제, 무기 밀매 방지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00년대 SCONATO의 동진에 대응하고 민주화의 중앙아 확산 방지를 위해 미국 등 서방 민주국가들의 진출을 적극 견제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작전을 위해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에 군사기지를 설치하면서 중앙아에서 영향력을 제고시켰다. 2005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키르기즈스탄의 듈립 혁명(Tulip Revolution) 및 우즈베키스탄 안디잔(Andijan)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자 SCO 회원국들은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의심했으며 민주화 확산을 경계하였다. 마침내 2005SCO 정상회의는 중앙아 소재 미군 기지의 철수를 요구하였으며, 2014년 키르기즈스탄 주둔 미군기지가 철수하였다.

셋번째 단계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로서 SCO는 무역 및 투자개선 등 경제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제 강국인 중국은 SCO 개발은행 및 자유무역지대(FTA) 창설을 주창하면서 2013년부터 자국 중심의 세계 물류망 구축을 위해 일대일로(BRI)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교차로에 위치한 중앙아는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지역이며, 석유 및 가스가 풍부하여 중국의 주요한 에너지 공급원이 되고 있다.

최근 SCO는 러시아의 복귀, -중간 패권경쟁 심화 등 신냉전이 도래하자 미국 중심의 자유국제질서에 대항하는 강력한 연합체로 부상하고 있다. 2013년 취임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자국에 유리한 국제질서 재편을 위해 SCO를 중국의 대외정책을 널리 알리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도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을 이유로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경제제재 조치를 당하는 등 외교적인 고립이 심화되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SCO와 단합을 강화하고 있다.

SCO는 미국을 견제하는 방안으로 201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가입 등 외연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몽골, 벨라루스, 아프가니스탄, 이란은 옵서버국이며, 스리랑카와 터키 등 6개국이 대화상대국이다. 이란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SCO 회원국 가입을 희망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의 가입을 환영한다. 그러나 SCO 규정상 유엔의 제재 대상국은 회원국이 될 수가 없어 이란의 가입이 지연되고 있다.

SCO 회원국들은 매년 정상회의와 외무장관급 각료회의를 개최하여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 협의하고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SCO 의장국은 2년마다 회원국이 돌아가면서 수임하며, 2019-2020년간 의장국인 러시아는 20SCO 정상회의를 지난 11.10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개최하였다. 금번 정상회의는 코로나19에 대한 공동 대응과 코로나 백신의 공유를 강조하였다.

한편 SCO의 문제점도 노정되고 있다. 첫째 중앙아 국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등 3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SCO 군사훈련에 동참하면서도 미국 등 NATO측과 합동군사훈련인 Steppe Eagle를 정기적으로 주최해 오고 있다. 우즈베키스탄도 SCO 군사훈련에 병력을 파견하지 않고 옵서버로 참가하고 있으며, 2012년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서 잠정적으로 탈퇴하였다.

둘째 러시아는 자국의 뒷마당인 중앙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증대를 경계하고 있으며 중국은 앞마당인 중앙아에서 러시아의 진출을 견제하고 있다. 2017년 러시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 동반자인 인도의 가입을 희망했고 중국은 적대국인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의 가입을 희망했으며 타협안으로 인도와 파키스탄의 시 가입이 성사되었다.

셋째 회원국인 인도와 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인도는 중국의 일대일로 핵심사업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건설(460억불)이 중국의 인도 포위 및 아시아 지배에 있다고 비난하였으며, 금년 6월 중국-인도 간 국경선 충돌이 재발하자 중국기업의 인도 진출을 통제하였다.

앞으로 러시아, 인도, 중국, 파키스탄 4국의 상호 관계가 SCO 발전에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3대 악의 대처, 미국과 NATO 확산에 대한 견제에 이해가 일치하는 만큼 SCO를 통해 중앙아에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해 나갈 것이다. 이에 대응 방안으로 한국은 중앙아 국가들과 우호협력을 보다 강화하고 한반도에 대한 SCO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맹국과의 공조 및 지난 11.25 서울에서 개최된 13차 한-중앙아협력포럼의 내실화 등 다각적인 외교역량 강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