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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한국의 고등교육 해외 진출과 중앙아시아

  • 작성자 유의정
  • 등록일 2020.11.09

한국의 고등교육 해외 진출과 중앙아시아


유의정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역사학박사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고등교육의 국제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어 왔으며 해외로 진출하고자하는 대학의 요구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교육한류, 교육 ODA 등을 통해 한국 교육이 더욱 주목받게 된 것이 고등교육 해외진출의 외부적 조건이라면, 국내에서는 인구감소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입학정원 감소와 대학구조조정이라는 현실이 맞물리며 고등교육의 해외진출 요구가 국내 대학의 입장에서도 절실해진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었던 국내 대학의 해외진출이 2017고등교육법신설 조항으로 인해 가능해졌으며 앞으로 더욱 본격화되리라고 생각된다.


현재 해외에 진출해 있는 국내 대학으로는 합작대학 유형으로 동서대 등이 중국에 진출해있다. 고려대, 한양대, 가천대는 국외시설인 센터 등의 형태로 해외에 진출해 있다. 교육프로그램의 형태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대학으로는 인하대, 숭실대 등이 있으며 부천대와 여주대학교도 해외진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타쉬켄트 인하대(IUT, Inha University in Tashkent)는 대학단위 교육시스템을 해외로 수출한 첫 사례로 인하대와 우즈베키스탄 정부 간 대학설립협정을 체결하고 201410월 개교하였다. 인하대와 IUT의 경우, 3+1공동학위제 프로그램에 따라 2017년 학생 99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두 대학 간 3+1공동학위제 프로그램은 컴퓨터공학과 정보통신공학 전공학생을 대상으로 3년 과정은 타쉬켄트에서, 마지막 1년은 인하대 본교에서 교육하는 방식이다. 2018년에는 부천대학교가 타쉬켄트에 분교설립을 위해 노력하였다. 유아교육학과와 유아심리학과가 개설되고 학생들의 등록절차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여주대학교가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 시에 산업대 설립을 추친하고 있다. 이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추진하는 민관합작투자사업(Public & Private Partnership: PPP)전략을 통해 계획되고 있으며 한국형 직업기술교육 및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사립대학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가칭 타쉬켄트 여주기술대학(Yeoju Technical Institute in Tashkent)은 우즈베키스탄 고등교육부의 승인하에 우즈베키스탄의 한 자치주가 대학부지를 제공하고 대학설립에 필요한 자금은 우즈베키스탄 민간기업이 출자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여주대학교는 교육과정개발 및 제공, 교수교환, 파견, 학사운영 등 대학운영에 관한 사항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2017년 교육부 조사 결과, 해외진출을 추진 중에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대학은 100곳 이상이며 이는 점차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의 해외진출 여부는 각 대학이 결정할 사안이나, 만약 교육프로그램의 질이 문제가 된다면 이는 관련된 개별대학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교육의 질 관리는 고등교육기관의 해외진출에 있어서 가장 주안점을 두어야 할 사안이다.

고등교육기관의 해외 진출이 활발한 선진국에서는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한 별도의 기구를 두고 있다. 영국은 대학과 정부가 재정을 각각 35%, 65%씩 투자하여 1997고등교육 질 보장기구’(Quality Assurance Agency for Higher Education; QAA)를 설립하여 고등교육에 대한 통합적인 질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학교육의 질 관리는 이 기구에서 제정한 질관리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다. 호주의 경우, 2011년 교육훈련부 산하에 고등교육질관리 기구’(Tertiary Education Quality and Standards Agency; TEQSA)를 설립하고, 호주와 해외에서 고등교육을 제공하는 모든 기관의 교육품질보증과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1)미국의 경우 별도의 교육 질 관리 기관이 존재하지는 않으나 고등교육 인증협회(Council of Postsecondary Accreditation)에 의해 개발되고 1990년 승인된 해외 국제 교육프로그램의 우수 질 확보 원칙2)이 있어 해외에 캠퍼스를 구축하였거나 구축할 계획이 있는 대학들에게 기관 미션, 권한, 수업 프로그램, 자원, 행정, 윤리 및 정보공개 등의 교육질 확보를 위한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의 해외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은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이다. 그러나 한국 대학의 진출 이후 잘못된 방향으로 교육정책을 추진하여 문제 발생하면 그 책임은 최종적으로 한국 대학, 더 나아가서는 한국 정부에게로 돌아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유지되고 있는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는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고등교육의 해외진출과 성공 여부는 개별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위상과 이미지, 손익 등이 걸려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에 해외로 진출하고자하는 대학과 정부 간의 지속적인 협의와 평가,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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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teqsa.gov.au/what-we-do]
2) ‘Principle of Good Practice in Overseas International Education Programs for Non-U.S. Nationals’, [https://cihe.neasc.org/sites/cihe.neasc.org/downloads/POLICIES/Pp47_Overseas_programs_for_non-US_Nationals.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