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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전문가 칼럼] 디지털 강국을 꿈꾸는 카자흐스탄

  • 작성자 김재민
  • 등록일 2020.09.28

디지털 강국을 꿈꾸는 카자흐스탄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학과 강사

김재민


20세기 후반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한 정보통신기술(ICT)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뿐만 아니라 금융, 의료, 물류, 제조업 등 전체 산업으로 확대하여 ‘4차 산업혁명시대를 열어주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경제 전반에서 나타난 혼란은 ICT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수많은 국가들은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열쇠로 ICT 인프라를 활용한 디지털 경제에 다시 한번 주목하고 있다.

30~40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 세계 정보기술(IT)이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세계화 시대와 컴퓨터, 인터넷, 통신 등 최신 기술의 발전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정부 차원에서 IT 발전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한국 역시 1980년대부터 IT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첨단 기술 산업과 ICT 산업 개발에 주력하여 오늘날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지금의 디지털 강국이 IT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개발에 힘쓰기 시작할 무렵 지금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소련 체제 하에서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독립 이후에도 10여년 이상 지속되어 국가 운영 문제, 사회적 혼란 그리고 경제난을 해결하는 데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였다. 때문에 IT 분야 발전을 도모하기 어려웠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대체로 사회·경제적 안정기에 들어서기 시작한 2010년 초반(키르기스스탄의 경우 2002)부터 ICT 분야에 관한 정책기조를 채택하기 시작하였고, 최근에서야 ICT 분야의 트렌드에 맞는 국가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ICT 발전을 위해 정보화 카자흐스탄 2020’디지털 카자흐스탄이라는 두 가지 국가 프로그램을 채택해 ICT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다. 가장 먼저 시행된 프로그램은 정보화 카자흐스탄 2020’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은 행정 시스템의 효율성 확보, 정보통신 인프라의 접근성 확보, 사회·경제 및 문화 발전을 위한 정보환경 조성, 국내 정보공간 개발로 ICT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한 것이었다. 프로그램은 시기별로 두 단계로 계획되었지만, 사실상 1단계에서 프로그램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였으며, 2단계에서는 ICT분야의 빠른 패러다임 변화에 맞게 디지털 카자흐스탄이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였다.

1단계

(2013-2017)

ICT 관련법 수정, 전자정부 개발 및 운영;

클라우드 기술 도입;

전 산업 분야에 ICT 단계적 도입 및 IT 전문가의 교육활동을 위한 접근법 개발;

전문가의 컴퓨터 활용 능력 향상;

매스미디어 기술 현대화 및 관련법 수정 등

2단계

(2018-2020)

1단계 활동 유지 및 발전


디지털 카자흐스탄프로그램은 계획 당시 2017년부터 2020년까지를 목표로 한 프로그램이었으나, 2018년에 목표 기간을 2022년까지 연장하고 약 78천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를 통해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2년까지 ICT 선진국 상위 30위 안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핵심 정책 방향은 경제의 디지털화, 디지털 정부 실현, 디지털 실크로드 구축, 인적자본 개발, 혁신생태계 조성이다.

경제의 디지털화는 광업 부문에 디지털 채굴(Digital Mine)을 도입하여 자원 개발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 부문의 효율성 증대를 위해 민간 기업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정책 방향이다. 2019년 러시아 디지털기술 투자개발회사인 ‘Tsifra’가 올해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개의 디지털 공장을 포함 약 200개의 디지털 프로젝트가 경제의 디지털화정책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 2019년 한 해 디지털 카자흐스탄 프로그램으로부터 발생 경제적 이익이 약 7,143억 텡게(미화 약 21억 달러)에 이르는 점을 미루어 보아 앞으로의 성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디지털 정부 실현정책은 정보화 카자흐스탄프로그램부터 추진된 것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 서비스 개선과 함께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고자 하였다. 특히 디지털 실크로드 구축은 최근 ICT 분야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한 것으로 위성통신 시스템 업그레이드, 농촌 지역 광케이블 설치 등을 추진하여 2020년까지 2,616개 지역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공급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현재 카자흐스탄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한국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2017년 대통령 주재로 아스타나(현 누르술탄)에서 열린 디지털 카자흐스탄행사에 심보균 전 행안부 차관이 카자흐스탄 정부 초청으로 참석해 한국의 전자정부 사례와 경험을 공유하는 포럼이 개최된 바 있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방문했을 당시 양국 정상 선언문을 통해 한국의 5G 상용화 경험을 공유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 공동 대응과 포용적 성장 기회 확대에 협력기로 하였다. 더하여 카자흐스탄 정부는 디지털 카자흐스탄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데 있어 ICT 강국인 한국을 최적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자흐스탄의 디지털발전·방위항공우주산업부 간 4차 산업혁명 MOU, 우주협력 MOU, 국제IT협력센터 설치를 위한 의향서 등을 체결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1992년 수교 이래 2009년 전략적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는 등 꾸준히 우호적 관계의 발전을 보이고 있지만, 이렇다 할 구체적 결과물은 부족한 실정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디지털 혁신을 꾀하는 카자흐스탄과 한국의 기술력이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상호 이익이 되는 가시적 성과를 이루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