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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과 중앙아시아

  • 작성자 백주현
  • 등록일 2020.10.08

미국 대선과 중앙아시아


백주현 법무법인 세종 고문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입원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미국 대통령의 건강문제 만큼 세인의 관심을 끄는 문제도 없다. 미국의 국내외 정책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며칠만에 월터리드 육군 병원에서 무리하게 퇴원을 했다. 이 사건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불과 한 달 남긴 시점에 미국내외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안일한 시각이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10%이상의 차이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 대선의 결과를 이 시점에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 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파리 기후 협약에 복귀하고 셰일 생산에 제동을 가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부터 줄기차게 셰일 생산에 엄격한 제동을 걸어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인공지진의 위험성과 프레킹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미국의 셰일 생산이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총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는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 유가의 상승은 2014년 이래 유지되어 온 국제적인 저유가 현상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와 유라시아경제공동체의 약화 그리고 COVID-19으로 이중고에 시달려온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숨통이 트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지난 9월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 사태의 극복과 그 이후의 전반적인 국정운영 방향을 밝힌바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부터 국가전략 전담기구 설치에 이르기 까지 카자흐스탄에 필요한 사항이 상세히 열거되어있다. 이러한 정책이 쇼핑리스트에 머물지 않고 국민들의 삶속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 재정상황이 호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바이든의 당선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기후 변화에도 대비해야한다. 2020년은 아마도 금세기 최대 기후 변화의 양상을 목도한 해가 될 것이다. 북극과 시베리아의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내리고 대륙마다 대형 산불,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미국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고 일시적으로 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안심할 것은 아니다. 유럽국가들은 2030년 까지는 가능하면 내연기관 자동차를 없애려 하고 있다. 그리되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화석 연료의 20%가량은 필요없게 될 것이다.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화석 연료가 아닌 청정에너지로 바뀌어 가는 상황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석유나 가스 자원의 수출에만 의존하는 경제 구도에서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등 대체 에너지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체 인구가 적어서 산업입국에 절대적인 장애가 있다. 제일 인구 규모가 큰 우즈베키스탄은 3500만 명이고 줄기차게 출산 장려 정책을 추진해온 카자흐스탄이 이제 18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중앙아시아 5개국이 러시아와 함께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여 몸집 불리기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으로부터 저개발국가 들까지에 걸쳐 국가 운영의 취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의료. 방역 체계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 구조도 재점검하여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러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유라시아 경제연합국가들과의 FTA체결도 추진한다면 4차 혁명시대, 그린 뉴딜 시대의 바람직한 협력 분위기가 조성될 것 같다. 그에 앞서 한.중앙아시아 협력 포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과제들을 개발하고 협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