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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전문가칼럼] 한국 사람이 우즈베키스탄에 적응하고 잘 살아가기

  • 작성자 김상현
  • 등록일 2018.06.25

한국 사람이 우즈베키스탄에 적응하고 잘 살아가기

 김상현

 ㈜ 인피니티 해외사업부 차장

우즈베키스탄 안디잔 체류


낯선 우즈베키스탄에 와서 중/장기간 생활해야 하는 한국인이 이곳에 빨리 잘 적응하고 지내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필자가 경험한 내용을 소개 하고자 한다. 중앙아시아나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는 필자는 2017년부터 우즈베키스탄 안디잔에서 살아 오면서 느끼고, 알게 된 것들을 토대로 나와 같은 상황으로 이곳에 오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필자는 러시아어와 우즈베키스탄어를 전혀 하지 못하고 생존 영어를 구사하며 이곳에서 한국기업 주재원으로 생활 하고 있다. 물론, 회사에서는 통역과 생존 영어로 큰문제가 없고 밖에서는 간단한 생활 용어로 생존하고 있다.

1년 남짓한 기간 우즈베키스탄에 살아오면서 느낀 점은 살기 좋은 곳이라는 거다. 아마 이곳을 경험한 한국 사람은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겠지만, 가장 좋은 부분은 저렴한 물가이다. 환율로만 보면 거의 1/7수준으로 우즈베키스탄의 보통 서민들처럼 생활한다면 한국에서 생각하지 못 한 돈으로 살 수 있는 나라이다. 물론 한국 사람이 이곳의 서민들처럼 저렴하게 생활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여기서는 물 건너온(한국에서) 수입 제품이지만 한국 식료품으로 한국음식을 먹고, 가끔씩 한국 식당도 가고 현지의 비싼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까지 먹는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1/3 수준의 생활비로 풍요롭게 살아 갈 수 있다. 저렴한 제철 과일을 즐길 수 있고, 겨울의 경우 제철대비 가격이 몇 배가 올라가지만 그래도 한국대비 많이 싸다. 공산품 또한 수입제품이 아니라면 굉장히 저렴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두 번째는 기후환경이다. 여름에는 기온이 높아서 햇볕이 따갑지만, 그늘은 많이 덥지 않고 비가 오는 횟수는 많지만 강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큰 불편함이 없다. 넓은 대지의 농작물들은 잘 정비된 관개수로망이 갖추어져 있어서 잘 자란다. 전기 부족으로 잦은 정전과 추위로 고생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와서 지난 겨울 엄청 긴장을 했다. 그런데, 2017년 겨울 긴 정전은 거의 없었고, 기후 측면에서 추운 겨울도 12~1월 두 달이면 끝이라서 길지 않았다. 또한, 한국처럼 영하 10도 미만으로 내려가는 날도 많지 않았으며, 보일러 히터 등의 기본적인 난방 시설이 되어 있는 집을 구한다면 겨울은 전혀 힘들지 않다. 비가 와도 짧게 오기 때문에 1년 중 대부분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


[타슈켄트와 안디잔을 오가는 길에 있는 높은 산: 초여름에는 4계절을 모두 볼 수 있다.]


[곳곳에 있는 이슬람사원은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예스럽게 우뚝 서 있다.]

세 번째는 여름이 길고 일조량이 높기 때문에 맛있는 제철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신선한 채소도 항상 먹을 수 있지만, 맛있는 과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다. 이른봄 딸기를 시작으로 체리, 살구, 수박, 메론, 사과까지 한국에는 흔하지 않은 제철 과일을 먹을 수 있고 겨울에는 말린 과일에서부터 피스타치오, 아몬드, 땅콩, 호두 등의 견과류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첫 번째 장점인 저렴한 가격에 말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이 되지 않는 과일들은 수입되지만 한국처럼 비싸지 않다. 사계절 원하는 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맛 있으면서 저렴한 우즈베키스탄산 과일]

네 번째는 한국인을 향한 현지인들의 무한 친절이다. 물론, 모든 우즈베키스탄 사람이 친절한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다른 해외와 비교했을 때 한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7~8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인을 보는 시선 정도 생각하면 이해가 될 듯 하다. 그 배경을 보면 20여년전 대우자동차가 들어오면서 이곳에 나름 한류를 일으켰으며, 그 덕분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국을 많이 알고, 경제적인 이류로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현지 인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이 있다. 그러다 보니 안녕하세요.” 정도의 인사말을 알고 있는 사람도 많고, 외국인이 많이 없는 이곳에서는 선망의 대상이며, 그나마 많이 본 외국인이 한국인 이었기 때문에 많이 친절하다. 모든 도시가 그렇지는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는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수도 타슈켄트의 경우 외국인에 대한 선망과 한국인에 대한 선망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도시에서 한국인에 대한 무한(?) 친절은 분명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안디잔의 대형 쇼핑몰 우즈베김’: 주말에 가면 사진찍자고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불편함은 어디에나 있고, 언어는 노력해서 개선하면 되는 부분이라고 믿는다. 이곳에 살고 있는 그리고, 이곳에 와서 살아야 하는 모든 한국 사람이 개개인의 사연이 있겠지만 나쁘고 안 좋은 부분보다는 큰 장점 네 가지만 생각하면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고, 이곳에서 생활한 것이 좋은 추억으로 오랜 시간 간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우즈베키스탄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밝은 희망을 보기를 희망한다.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지상낙원은 아니다. 관리가 되지 않아 덜컹거리는 아스팔트, 한국의 80년대를 연상시키는 도시의 모습, 짜고 기름지고 많은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 사용료를 내야 하는 재래식 화장실, 이슬람이라는 낯선 종교가 중심인 사회, 기초 산업의 부재에 의한 기본적인 생활용품의 부족, 겨울철 희뿌연 대기오염(난방용 석탄), 해가 지고 나면 한산해지고 어두운 밤거리 등 한국 사람으로서 불편한 점이 많은 것 또한 분명하다.

여러 불편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장점이면 충분히 아름다운 나라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 장점에 이어 러시아와 유럽이 가까이 있고, 구소련의 영향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곳곳에서 유럽의 정취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가난하지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즐거움과 행복에 가득 찬 이곳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진정한 행복이구나라는 생각을 문득한다. 아등바등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한국에서 느끼지 못 했던, 삶의 여유와 가난하지만 항상 행복한 얼굴로 즐겁게 살아가는 이곳 사람들을 보면서 앞으로의 내 삶의 방향을 재설정 하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결론은 우즈베키스탄이란 나라는 많은 가능성과 희망을 볼 수 있는 곳이며, 한국인에게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나라다. 우즈베키스탄이 어디야? 어디에 있는 나라야? 라고 하며 모르는 한국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기회의 땅이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두서없이 쓴 글이지만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우즈베키스탄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기회가 닿으면 한 번쯤 방문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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