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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무역운송회랑 조성과 도전요인

  • 작성자 박지원
  • 등록일 2021.09.12

카자흐스탄의 무역운송회랑 조성과 도전요인



박지원(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카자흐스탄의 무역운송회랑 조성계획


유라시아 대륙에서 무역운송회랑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은 카자흐스탄에게 있어 국가차원의 중요한 과제가운데 하나이다. 경제발전의 측면에서는 자원부문이외에 인프라 개발과 물류연계기능 강화를 통한 경제성장의 새로운 축을 제시할 필요가 있고 대외적으로도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중국과의 운송협력을 강화하여 러시아와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카자흐스탄은 201912, 기존의 운송 인프라 개선 계획인누를리졸 2015-2019(Nurly Zhol 2015-2019)’에 이어 누를리졸 2020-2025(Nurly Zhol 2020-2025)’를 채택하고 2025년까지 운송 인프라 발전방향을 명확히 하였다. 지난 2019년까지의 누를리졸 프로그램을 수행한 결과에 대해 카자흐스탄 각료회의에서 논의된 바에 따르면, 3,000km의 국도와 1,400km의 철도가 신규로 건설되었으며 중국과의 국경지역에서의 물류처리 능력과 악타우(Aktau)항 및 쿠릭(Kuryk)항의 물동처리능력도 크게 향상되었다고 평가되었다. 지난 2019년까지의 누를리졸 프로그램의 계획은 낙후된 카자흐스탄의 운송 인프라를 개선하여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물류 트랜짓 국가로서 물류처리 능력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새로운누를리졸 2020-2025’프로젝트에서는 카자흐스탄의 중심지와 지방, 카자흐스탄과 주변국간의 교통연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국내 인프라의 연계성 강화와 확장된 트랜짓(Greater Transit)’루트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도로 부문에서는 EAEU 국가들과의 접경지대에 설치된 교통시스템 시스템을 개선하고 서 카자흐스탄 지역, 악튜빈스크(Aktubinsk), 아띠라우(Atyrau) 지역의 도로인프라를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철도부문에서는 교역절차를 간소화하고 교통인프라를 국제표준 시스템에 통합하는 작업을 가속화하며 해상부문에서는 악타우항과 쿠릭항의 아제르바이잔-이란 연계성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카자흐스탄의 운송인프라 개발정책은 기존에 카자흐스탄이 펼쳤던 인프라 정책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주변국과의 운송연계를 확장하여 트랜짓 인프라를 완성함과 동시에 자국 생산제품의 수출루트를 안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의 점 단위 인프라 개발이 연결되면서 복합적인 운송 시스템의 발전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우회루트와 경쟁 노선


유라시아지역의 무역운송루트의 조성에 있어 카자흐스탄이 가장 핵심적인 국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중국에서 유럽까지 연결되는 루트 중에서 카자흐스탄을 경유하지 않거나 일부 지역만을 경유하여 트랜짓 국가로서 카자흐스탄의 지배적인 지위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있는 루트들이 존재한다.


첫째는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루트이다. 중국은 카자흐스탄을 통해 유럽을 연결하는 루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지나친 의존은 분산시키려고 한다. 그 중의 대표적인 노선이 상기노선이다. 이 노선은 중국의 '란저우(Lanzhou)'에서 출발하여 키르기스스탄의 오쉬(Osh)'를 지나 우즈베키스탄의 안디잔(Andijan)'타슈켄트(Tashkent)'까지 연결한다. 이 노선의 장점은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이란까지 이어질 수 있고, 중앙아시아 각 지역과의 연계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 운송회랑은 20182월부터 실제로 운영되기 시작했는데, 중국에서 중동과 남부유럽까지 연결되는 최단루트로 평가된다. 문제는 공식적인 개통에 따라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구간은 완공되었지만, 양쪽을 연결하는 키르기스스탄 국내 구간이 아직 미완공 상태라는 점이다. 키르기스스탄 내의 철도 건설은 지연되고 있으나, 상황이 개선되어 전 노선이 완공된 이후에는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후 카자흐스탄을 배제하는 노선으로 중국의 옵션 중 하나로 활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는중국-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이란루트로 이 노선은 201412월 타지키스탄의 수도인 두샨베(Dushanbe)에서 5개국이 합의한 결과에 따라 철도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데, 중국에서 이란까지 총연장 약 2,100km의 길이로, 노선의 약 50%가 아프가니스탄을 통과하는 것이 특징이다. 철도 건설에 소요되는 자금은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등이 자금을 공여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 상황이 향후 프로젝트의 성공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완공되면 카자흐스탄을 관통하는 루트의 주요한 경쟁노선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 중국-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이란 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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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fghanistan Railway Authority


세번째 루트는 중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란노선이다. 이 노선은 중국의 이우(Yiwu)'에서 출발하여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를 거쳐,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이란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이 노선은 중국에서 이란까지 가는 전체 구간 중에서 카자흐스탄을 동-서로 가로지르지 않고, 알마티를 포함한 일부 남부지역을 통과한다. 노선의 일부 구간이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를 거쳐 우즈베키스탄으로 연결되기는 하지만, 카자흐스탄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노선보다는 트랜짓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작을 수밖에 없다. 카자흐스탄은 자국을 가로지르는 동-서 운송로의 발전을 통해 북-서 카자흐스탄 지역의 경제적 발전을 기대하고 있으나 동 노선의 경우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카자흐스탄으로서는 자국을 동-서로 관통하는 물류체계의 경쟁력 강화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카자흐스탄을 우회하는 물류노선이 활성화되면 카자흐스탄이 생각하는 유라시아 물류허브로서의 역할이 퇴색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구축하고 물류운송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등 운송기간을 단축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