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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주요활동

2017 한-중앙아 수교 25주년 기념 공연 '한-중앙아 민속음악 이야기'

  • 등록일 2017.12.08
2017 한-중앙아 수교 25주년 기념 공연
'한-중앙아 민속음악 이야기'

중앙아시아는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 매우 멀리 떨어져 있기에 우리에게 아직도 생소한 지역이다. 그러나 중앙아시아는 고대로부터 서역(西域) 문화의 중심지로서 실크로드를 통해 우리나라와 다양한 상호문화교류가 있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악기인 피리와 대금은 서역으로부터 고구려에 전해진 악기로 여겨지는데, 이 때의 서역이 바로 중앙아시아를 의미한다.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으로 통하는 길목인 돈황(燉煌)에서는 삼국과 서역의 문화교류를 증명하는 각종 고고학 자료가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대부터 활발한 문화교류를 했었던 중앙아시아 예술은 우리에게 오랫동안 잊혀지면서 '먼 나라'의 예술로만 여겨졌었다.

중앙아시아 각국과 외교관계를 맺은지 25년 즈음이 되는 오늘 중앙아시아의 공연예술을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것은 고대 문화교류의 흔적을 되찾고 미래의 문화교류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카자흐스탄: 사즈겐 사지 (Sazgen Sazy)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악기로 돔브라(dombra)를 들 수 있다. 돔브라는 기타(guitar)처럼 손가락으로 뜯어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전승이 단절되었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여전히 많이 연주되는 비파(琵琶)와 같은 계통의 악기로서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문화교류를 상징하는 악기이기도 하다. 돔브라는 전통적으로 2줄로 된 현악기이지만 최근에는 줄도 많이지고, 활로 연주하기도 하고, 몸통의 크기를 크게 만들어서 저음역을 담당하는 베이스 돔브라 등의 다양한 형태로 개량한 악기들로 연주한다. 돔브라는 전통적으로 바크쉬(bakshi) 등으로 불리는 음유시인이 부족의 역사나 부족장의 족보, 영웅이나 자연을 찬양하는 장편의 서사시를 부르던 악기였다. 그렇기에 돔브라는 매우 신성한 악기로 여겨지면서 널리 연주되면서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악기가 되었다.


카자흐스탄의 사즈겐 사지는 각종 형태의 돔브라 등으로 이루어진 앙상블이다. 사즈겐 사지는 카자흐스탄의 민요를 바탕으로 하는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음악을 연주한다. 이들은 1981사즈겐으로 처음 창립하여 2003년에 현재의 명칭인 사즈겐 사지로 재창립했다. 돔브라를 중심으로 하는 음악을 연주하기에 카자흐스탄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으며, 유럽 · 미주 · 아시아 등 전 세계를 누비면서 카자흐스탄의 음악을 널리 알리는 문화사절단이다.


타지키스탄: 롤라 (Lola)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도 노래와 무용이 매우 유명하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샤시 마콤이라는 전통 성악이 전승되는데, 타지키스탄에는 샤시 마콤으로 유명한 가수가 많다. 또한 샤시 마콤에 맞추어 부르는 타지키스탄 특유의 무용은 중앙아시아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열정적이기로 유명하다.

타지키스탄의 노래와 무용은 탄부르(tanbur)로 반주한다. 탄부르는 기타처럼 손가락으로 뜯어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이다. 탄부르는 기원전 3,000년 무렵의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적에서 발견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는 악기이다. 탄부르는 이란 등의 서아시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에서도 널리 분포하며 특히 타지키스탄에서 널리 사랑을 받는 민족악기로 발전했다.

롤라는 타지키스탄의 국립무용단으로 민속무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용으로 유명하다. 타지키스탄의 고르노-바다키샨의 독특한 민속춤곡을 재해석한 <꿈>, 봄꽃이 그려진 전통의상인 차칸(chakan)을 입고 추는 <마술>,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잔치에서 추는 춤곡을 재해석한 <꼬슈크> 등을 통해 타지키스탄의 독특한 문화를 느낄 수 있다.


키르기스 공화국: 뮤라스 (Muras)


키르기스스탄에는 다양한 현악기가 전승된다. 코뮤즈(komuz)는 기타처럼 손가락으로 뜯어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이다. 전통적으로는 3줄로 된 현악기이지만, 최근에는 줄 수도 많아졌고, 고음 · 중음 · 저음을 내는 테미르 오즈-코뮤즈(temir ooz-komuz), 지가치 오즈-코뮤즈(jygach ooz-komuz) 등의 다양한 악기를 발전시켰다. 킬 키약(kyl-kyiak)은 활로 문질러 소리를 내는 현악기이다. 킬 키약은 전통적으로 2줄로 된 찰현악기인 점에서 우리나라의 해금이나 중국의 얼후(二胡) 등과 같은 계통의 악기로서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의 문화교류를 보여주는 악기이다. 초르(choor), 초포 초르(chopo-choor), 시비즈기(sybyzgy)는 세로로 부는 관악기로서 우리나라의 단소와 같은 계통이다.

키르기스스탄 연주단인 뮤라스(Muras)유산이라는 뜻을 갖는데, 이는 키르기스스탄의 전통악기로 이루어진 연주단이기 때문이다. 뮤라스는 키르기스스탄의 다채로운 민속음악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음악을 연주하는 앙상블이다. 뮤라스는 키르기스스탄의 전통음악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음악을 통한 문화의 전승하고 있다. 뮤라스는 결성된지는 오래 되지 않았지만, 유럽과 미국 등지의 공연을 통해 키르기스스탄의 음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 아르슬란 아트다노프 (Arslan Atdanow)

투르크메니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는 오랜 세월 동안 음유시인인 바크쉬(bakshi)가 존재했다. 바크쉬는 부족의 역사나 부족장의 족보, 영웅이나 자연을 찬양하는 장편의 서사시를 노래하는 세습적인 음유시인이다. 중앙아시아에는 문자로 기록된 역사보다는 바크쉬에 의해 노래로 전승되는 역사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바크쉬는 전통적으로 매우 존경스러운 음악가로 칭송되었다. 바크쉬는 노래를 부르면서 기타처럼 손가락으로 뜯어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인 돔브라(dombra) 등을 연주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을 대표하는 가수인 아르슬란 아트다노프(Arslan Atdanow)1976년생의 젊은 음악가이다. 투르크메니스탄 국립음악원에서 바크쉬를 전공한 아르슬란 아트다노프는 음악원 졸업 후 타치무라도프 국립교향악단에서 근무했고, 2013년부터는 투르크메니스탄 문화원 산하 무캄의 궁전(Palace of Mukams)’ 음악당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젊은 음악가답게 전통음악의 보존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음악활동을 펼치면서 2004년에는 투르크메니스탄 국민예술가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2016년에는 투르크메니스탄 독립 25주년 메달을 수여받았다. 아르슬란 아트다노프의 레퍼토리는 투르크메니스탄의 국민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노래가 많다.



우즈베키스탄: 라즈기 (Lazgi)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우즈베키스탄의 호레즘, 부하라, 사마르칸트, 히바, 호간드 등의 도시에서는 고대로부터 왕국이 건설되어 뛰어난 궁중예술의 전통을 전승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궁중예술은 각종 노래와 무용이 다양한 악기 반주와 어우러지면서 중앙아시아에서도 가장 뛰어나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의 무용은 호레즘, 페르가나, 부하라 등 세 지역의 무용이 가장 대표적이다.

우즈베키스탄의 라즈기(Lazgi) 가무악단은 호레즘 무용을 대표하는 연주단이다. 라즈기 가무악단은 1957년 창단되어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됐다. 라즈기 가무악단은 우즈베키스탄 인민예술제에 참가하기 위해 결성되어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에게서 노래와 무용을 사사받았다. 이후 라즈기 가무악단은 1958년에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세계청년축제에서 1위를 수상하며 ()소련 최고의 예술단으로 발돋움했다. 오랜 역사에 걸맞게 라즈기 가무악단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통하여 오늘날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하는 예술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늘 공연에 참가하는 오가베크 소비로프(Ogabek Sobirov)는 이 예술단의 단장이자 우즈베키스탄 인민예술가이기도 한,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하는 예술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