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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전문가칼럼] ‘코로나 시대’의 변화상과 공공외교협력

  • 작성자 오동호
  • 등록일 2020.05.25

코로나 시대의 변화상과 공공외교협력

오동호 선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201912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으로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견됐을 때, 어느 누구도 이처럼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을 것이라곤 아무도 몰랐다. 마치 14921012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오랜 항해 끝에 도착한 서인도 제도가 아메리카 신대륙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 도대체 코로나 19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고 있는지 한번 조감해 보자.

첫째, 세계경제가 대공항시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충격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지금은 10만 명 이상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사망한 미군 사망자 수 58천명을 한참이나 넘어서고 있으며, 5월 실업률은 1933년 대공항시대의 24.9%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중앙은행에 따르면, 영국의 올 해 경제성장률은 14%로 스페인과 전쟁 중이던 1706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둘째,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무너뜨리고 있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노숙인이나 장애인, 노령자와 이주민, 실직자와 저소득층, 그리고 성소수자 등에서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의료보험 유무가 생과 사의 갈림길이 되고 있다. 반면에 어느 백만장자는 외딴 섬 호화요트에서 자가격리하는 모습을 SNS에 올려 세계인의 공분을 산적이 있다. 이처럼 지독한 불평등의 모습이 어디에 또 있을까....

셋째, 국가와 지방정부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 국가는 빅 브라더의 모습과 스마트 정부의 모습이 오버랩되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을 주창하여 국가의 정책으로 발전시킨 사례나, 이번 이태원 집단 감염자에 대한 대처방법에서처럼 지방정부의 실력이 바로 바로 들어나고 있다. 새로운 스타가 나오고 있고, 패배자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전통적인 국가경쟁력의 평가기준에 혼란이 오고 있다. 누가 선진국이이고 선도국인지 재정리가 필요하다. 자국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각자도생의 글로벌 사회로 급격히 환원되면서 글로벌 분업체계가 망가지고 있다.

넷째,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우리들의 삶의 모습과 방식이 확 바뀌고 있다. 원격교육과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고 있고, 비대면 문화. 비대면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대학 교수인 필자도 이번 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강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수업도 온라인, 토론도 온라인이다. 중간시험도 온라인으로 봤다. 일하는 방식과 삶의 스타일이 혁신적으로 변화고 있음을 우리는 생생히 실감하고 있다.

아마 먼 훗날, 역사가들은 코로나 19 대유행 사태가 한 시대를 갈라놓은 변곡점으로 평가할지도 모르겠다. 흑사병이 중세시대에서 르네상스 시대로 가는 계기가 된 것처럼 말이다.

지금도 진행 중인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우리나라는 비교적 훌륭히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국내외에서 평가받고 있다. 선별진료소와 생활진료소, 우수한 진단키트와 자가격리 모바일 앱 등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앞선 선진의료 시스템과 IT강국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정부와 시민사회, 언론 등 각자의 역할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위기관리 거버넌스가 잘 작동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일선 의료인들의 헌신, 고통과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는 국민의 협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리더십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번 코로나 방역과정에서 이루어낸 성과를 세계와 공유할 때이다. 우선, 마스크나 진단키트, 선별진료소, 자가격리 모바일 앱, 생활진료소 등 실제로 방역 현장에서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는 우수한 사례를 널리 전파해야 한다. 다음은 우리나라의 선진 건강보험 및 의료제도, 우수한 의료 시스템과 의료기술을 소개하여 의료선진국의 모습을 알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행정의 위기관리 제도와 매뉴얼 등 정부의 위기관리 정책과 제도, 시스템을 잘 전수하여 선진 의료복지강국의 글로벌 위상도 이참에 새롭게 정립해야 할 것이다.

공공외교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인 것이다.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다. 의료기술도 다르고, 전자정부 상황도 다르다. 따라서 그 나라가 처한 상황이나 특성을 잘 파악하여 그 것에 상응하는 나라별 맞춤형 방역 시스템을 전수할 때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도 명심할 필요가 있겠다. (202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