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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한-중앙아 수교 30주년 기념 기획칼럼4] 한-중앙아 경제협력 30년: 평가와 향후 과제- 국가별 협력과제 및 경제협력 비전

  • 작성자 이상준
  • 등록일 2022.08.12

-중앙아 경제협력 30: 평가와 향후 과제

- 국가별 협력과제 및 경제협력 비전


이상준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중앙아 경제협력의 성과

우리나라와 중앙아 5개국이 수교한 1992년 한-중앙아 무역규모는 총 18백만불에 불과하였으나 20215288백만불을 기록하면서 약 280배 증가하였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직전 2019년 기록한 6728백만불 무역규모는 수교 당시와 비교하여 무려 355배에 증가한 수치였다. 우리나라가 중앙아 5개국에 지난 30년간 투자한 누계 금액은 3596백만불로 높은 무역 성장세와 연관하여 고려한다면 한-중앙아 간 경제협력은 코로나 19 팬데믹과 최근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라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할 뿐 아니라 향후 5년 이내 한-중앙아 간 교역 규모가 100억불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중앙아 5개국에서 거두어들인 성과를 정리하자면 무엇보다도 첫째, 중앙아 국가들의 산업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다. 한국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투자로 우즈베키스탄은 섬유,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을 육성할 수 있었다. 카자흐스탄의 금융, ICT 산업 육성에 있어 한국기업의 투자와 진출은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었다. 최근 키르기스 공화국과 타지키스탄이 우리나라 ODA 중점협력국가로 새롭게 편입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 국가의 산업화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전망할 수 있다.

둘째, 많은 선진국들의 개발 경험이 오래전 역사가 되다보니 박제화 된 지식으로 전달되는 것과 달리 우리의 산업화 경험은 생생하게 남아있어 보다 현실적인 숄류션이 제공되었다. 수르길 프로젝트는 자원개발-인프라구축-생산거점 조성이 연계되어 프로젝트 완성과 더불어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우즈베키스탄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수르길 프로젝트의 성공 덕분에 이후 진행되었던 칸딤 등 여타 프로젝트들도 종합적인 측면에서 진행될 수 있었다.

셋째, 개발협력을 통해 중앙아 5개국의 발전단계에 맞는 지원 사업을 계속 추진하였다. 한국 정부는 중앙아 지역에서 개발협력 중점대상 국가를 우즈베키스탄 뿐 아니라 키르기스 공화국, 타지키스탄으로 확장하였다. 그리고 중앙아 각국이 처한 상황에 맞는 협력 사업 발굴을 통해 산업화, 지역개발, 인력양성 등 사회경제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프로젝트를 개발협력 사업으로 계속 발굴하였다.

넷째, 민간기업의 투자 및 진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한중앙아 포럼, 카라반 행사 등 정부차원의 지원을 적절하게 활용하였다. 특히 10년 이상 주기적으로 개최된 한중앙아 포럼은 중앙아 5개국이 모두 참여하는 거의 유일무이한 포럼으로 발전하였으며 중앙아 5개국의 차세대 지도자를 초청하여 이들로 하여금 한국과의 협력 사업 발굴을 초기단계부터 참여하도록 하여 양국 간 협력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중앙아 협력 환경의 변화

중앙아 5개국이 내륙국가로서 가지는 지정학적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역내 가치사슬 구축에 도움이 되는 초국경 협력이 촉진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협력 환경의 변화도 적극 반영해야 한다.

첫째, 과거 중앙아 지역으로 들어가는 길은 주로 러시아에서 연결되었지만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 EUTRACECA, CAREC 등으로 동과 서쪽으로의 교통물류·에너지 운송망이 건설되어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길이 중앙아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이 개혁개방을 적극 추진하면서 중앙아에서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조성되고 있으며 카스피해 해양경계획정으로 카스피해를 해저로 이어지는 에너지 운송망도 건설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중앙아 지역이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이란, 인도, 파키스탄 등 인도양으로 향하는 출구를 통한 대안 찾기 노력을 꾸준하게 하였으며 고유가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에 따라 중앙아로 이어지는 에너지 운송망에도 많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셋째, 우리나라의 중점개발협력 대상국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의 개발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중앙아시아는 내륙국가라는 단점과 지중 공간이라는 장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한국과 개발협력하면 이 지역의 단점은 줄어들고 장점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넷째, 중앙아 5개국의 부존자원, 러시아와의 관계, 이주노동 및 송금 경제 등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별 특성화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앙아 경제협력의 과제

카자흐스탄은 <국가발전 전략 2050>를 수립하였고 공정한 사회 정책, 접근 가능하고 효과적인 보건 체계 구축, 교육의 질 개선, 국민 이익 보호, 새로운 정부 모델 개발, 애국심 고취, 국가 안보 강화, 다각화된 혁신 기반의 경제 구축, 경제 발전 및 교역 외교 추진, 균형적인 국토 발전 등 대원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통·물류 인프라 건설 <누를리 졸 2020-2025>, 제조업 기술 개발, 생산품목 확대, 디지털화 등 <산업혁신 발전 2020-2025>, ICT 산업발전 및 ICT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디지털 카자흐스탄 2018-2022> 등도 마련되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산업다각화를 진행하고 필요한 투자를 유치하며 카자흐 경제를 글로벌 가치사슬로 편입시키려 한다. 카자흐스탄의 유망 협력 분야는 태양광·풍력·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농업, 교통 인프라, 상하수도 처리 시스템, 누르술탄 및 스마트 시티 등 도시개발, 농업현대화 및 스마트 유목, 산업발전 단계와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합한 기술이전, 물류 인프라 시장 개발 참여 및 무역확대, 인프라 연관 전후방산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결합 분야, 금융시장 등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정책은 보건·의료부문의 개선과 함께 사업환경 개선과 경제 자유화 확립을 통한 민간투자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2022년 경제성장률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재정적자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한다. 세계경제로의 통합을 위해 추진하였던 WTO 가입도 빠른 시일내 협상을 종료하면서 균형적인 대외경제협력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우즈베키스탄과 유망 협력 분야는 섬유 테크노 파크 업그레이드, 수르길 석유화학 추출 섬유 원료 활용 및 섬유 산업 고도화, 스마트 신도시 개발, IT 소프트웨어 및 게임 분야 가치사슬 연계, 농업 생산-보관-유통-검역-수출 일관체계, 수르길 형 자원-인프라-생산 솔루션 중심 협력 사업, 태양광 및 관련 분야, 희토류 발굴 및 가공 산업 육성, 남부 아시아전력망 연계 CASA 1000 및 전력망 현대화, 디지털 기술 기반 물류 시스템 개선 협력, 대학 및 고등교육·연구기관의 협력 심화, 혁신 경제 구축을 위한 R&D 협력 시스템 구축, 에너지 신산업 분야 협력 등이 있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협력 역시 정상외교에 따른 성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 간 긴밀한 협조 유지 및 후속조치 필요하다. 양국 민관이 참여하는 한국-투르크메니스탄 비즈니스 협력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투르크멘 정부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자 희망 분야는 화학플랜트건설, 교통(공항, 항만, 철도, 도로 등) 인프라건설, 통신시스템구축, 주택건설 및 건설자재산업육성, 농업 현대화 등이다. 에너지 전환분야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 사막 기후 특성상 태양광 및 풍력 사업 대체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잠재력이 높고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ODA(공적개발원조) EDCF(대외협력기금) 활용하는 전략적인 협력 필요하며 MDB 등 다양한 금융을 활용한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도 공동의 노력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키르기스 공화국은 KOICA ODA 중점대상국으로 새롭게 편입되었다. KOICA 지역개발 지원사업(마을 인프라 개선, 주민 역량강화, 취약계층 참여기반 마련 등)과 무역을 위한 원조(AfT)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개발협력 적극 추진한 바 있다. 또한 키르기스 공화국은 전자정부 도입을 통해 지하경제 양성화, 세수 확보, 국민 삶의 질 향상, 부패척결 등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해당 분야 협력 가능성은 높다. 키르기스 공화국은 국가 발전 전략의 하나로 지역 개발을 선정하여, 농가 소득 증대를 통한 농촌 개발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키르기스 공화국의 정책 수요에 부응하여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 및 지자체의 새마을 사업, KOICA의 새마을기반 지역개발 시범 사업·유기농업정책 지원 사업, 농촌진흥청의 아시아농식품기술협력 협의체(AFACI) 운영 등을 통한 개발 협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의 선진적인 농업 기술 전수, 키르기스스탄 농민들의 농업기술 역량 개발 및 농가 소득 증대 등 농업 분야의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협력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타지키스탄 <국가발전전략 2030>에서 주요 부문별 정책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에너지 효율 강화(수력발전소 건설, 송전망 확충, 재생에너지), 식량 안보 강화(종자개량, 스마트 팜 등), 산업 다변화(IT, 섬유, 전자, 보건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도로, 철도, 국가통신망 등) 등이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우리 정부 및 기업들은 상기 정책 추진을 위해 제시한 구체적인 정책들을 고려하면서도 산업발전 수준, 국민 생활수준,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한 협력 전략을 수립, 실행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양국 경제협력은 수자원 및 희소광물자원 개발, 에너지, 항공, 보건, 관광, 농산물 가공 등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타지키스탄 라술조다 총리는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개발을 강조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한국기업의 관심과 참여 희망하였다.

 

-중앙아 경제협력 비전 공유와 정부차원의 지원 강화

-중앙아 경제협력은 세부적인 내용은 계속 바뀔 수 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과 중앙아 5개국이 협력의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성장을 추구하되 공동 번영을 이룩하고 한-중앙아 연결성을 통해 중앙아 지역이 명실상부한 교통회랑에서 경제회랑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개발협력 중점협력국을 확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개발협력 프로젝트를 계속 발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중앙아 정부차원의 지원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범정부 차원의 협업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한-중앙아 포럼, 카라반 행사 등과 신정부의 권역별 협력 사업이 연계되어야 한다. 현지 공관 및 역대 대사, 중앙아 진출 고위직 자문관, 교육원, 진출 기업, 연구기관, -중앙아 포럼 사무국, 학계, 국내 중소기업 등 유관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도 수렴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대통령 방문시 체결한 MOU 및 각 국가별 주요협력 프로젝트의 구체적 실행과 후속조치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새로운 의제 발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양자간, 다자간 금융지원체계도 수립, 중앙아 국가 정부내 한국 중소중견기업 지원 창구, 고려인 동포 포용 관련 사업 개발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