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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 오랜 가입과정과 가입의 득실

  • 작성자 김영진
  • 등록일 2021.12.24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 오랜 가입과정과 가입의 득실

 

김영진(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교수)

 

 

WTO 가입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사안이다. 공식적인 가입 절차는 우즈베키스탄이 1994년 회원 가입을 신청하면서 시작됐으나, 이 과정은 2007년에 중단되었다. 우즈베키스탄이 점점 더 보호주의 색채를 강화하고 경제개혁이 지체되면서 WTO 가입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졌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의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ev) 대통령이 경제 현대화를 위한 새로운 노력을 시작한 후 WTO 가입이 다시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우즈베키스탄 경제의 현대화를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의 유치가 절실했으며, 이 과정에서 세계경제에의 통합이 다시 개혁의 최우선순위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202077일 우즈베키스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실무단은 200510월 이후 처음으로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우즈베키스탄 부총리 겸 투자무역부 장관인 우무르자코프(Sardor Umurzakov)WTO 가입이 절대적인 우선순위이며 우즈베키스탄을 세계경제 공동체 및 다자 무역시스템에 대한 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개혁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 과정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의문이 제기된다. 왜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으며, 가입의 득과 실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은 왜 오래 걸리는가?

 

199412월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최초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신청했다. 몇 년 후에 가입 협상은 중단되었는데, 이는 키르기스스탄의 경우를 제외하면 드문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즈베키스탄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WTO 가입 신청과 가입 기간이 가장 오래 지연된 국가로 부각되고 있다(<1> 참조).

 

<1> 중앙아시아 국가의 WTO 가입 협상 현황.

 

신청 시기

가입 시기

우즈베키스탄

199412

-

카자흐스탄

19961

201511

키르기스스탄

19962

199812

타지키스탄

20015

20133

투르크메니스탄

-

-

중국

19867

200112

러시아

19936

20128

자료: WTO 웹사이트, http://www.wto.org/

: 투르크메니스탄은 15개 구소련 공화국 중 마지막으로 WTO와의 관계를 모색했는데, 2025년 이전에 가입 협상을 시작할 의도로 20207월 옵서버 자격을 얻었다.

 

본질적으로 WTO 가입은 시장 접근에 관한 것이다. 가입신청국은 시장 접근에 대한 약속을 함으로써 가입 조건에 동의해야 한다. 이러한 약속들은 WTO에 가입한 후에도 우즈베키스탄이 추가적인 시장개방을 위한 기준으로 유지된다. 가입신청국의 시장개방 범위는 해당 경제의 특성과 협상 결과에 따라 나라마다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996년 키르기스스탄의 WTO 가입 의정서는 카자흐스탄이 2016WTO에 가입했을 때보다 부문별 적용범위가 적었다. 키르기스스탄의 WTO 가입이 가장 짧은 기간(2)에 그친 반면 러시아는 가입 절차를 완료하는 데 15년이 걸렸다.

WTO 가입에는 시간이 걸리며, 그 이유는 WTO 가입에 관한 세부적인 법적 절차와 사안별 협상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가입 절차는 WTO 12조에 설명되어 있다. 그 절차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단계: 해당 국가의 가입 신청. 단계: WTO 가입 실무단 구성. 단계: 가입 신청국과 WTO 실무단 간의 가입 조건에 대한 합의. 단계: 신청국의 가입 승인을 위해 가입 실무단이 가입 조건에 관한 합의안을 WTO 일반이사회에 제출. 단계: 신청국의 가입 합의안 비준.

많은 경우 협상은 기본적인 WTO 규칙 및 WTO 범위를 넘어선 문제를 수반할 수 있다(예를 들어, 러시아의 WTO 가입은 조지아와의 양자간 정치적 긴장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점점 더 신규 가입국은 기본적인 WTO 가입 약속을 넘어서는 WTO+ 약속을 받아들일 의무를 지게 된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은 WTO 가입 실무단과 양자간 및 다자간 협상절차라는 단계 과정을 밟고 있으며, 이 과정을 거쳐 언제 우즈베키스탄이 WTO에 가입하게 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최소한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의 득과 실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시기는 WTO 주요 회원국들의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강화된 시기와 맞물렸으며, 이는 WTO가 표방하는 자유무역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 WTO가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 시기에 왜 우즈베키스탄이 WTO에 가입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한편, 무역 개방은 일부 시장에서 국내 산업을 치열한 경쟁에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국제경쟁은 국내 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려 비즈니스 최적화를 강요할 수 있으며, 이는 임금 감소나 감원 등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은 해당 국가가 시장 감독을 위한 적절한 법률과 규제기관을 갖춤으로써 최소화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WTO 가입에 따른 편익과 비용을 따지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우즈베키스탄은 CIS 국가와 같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들과 주로 무역을 하고 있으며, EU를 비롯한 여타 산업화된 국가들의 일반특혜관세제도(GSP)의 수혜국이다. 사실상 자유무역지역과 일반특혜관세제도(GSP)WTO 규정에서 면제된다. 따라서 우즈베키스탄은 WTO 회원국에 대한 시장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즈베키스탄은 다른 WTO 회원국들을 위해 시장을 개방해야 할 것이며, 이는 경쟁을 심화시키고 국내의 비효율적인 산업을 시장에서 몰아낼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의 WTO 가입은 경제 현대화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현 정부의 경제개혁을 촉진하는 데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 과정에서 수입 관세를 낮추고 외국제품이 국내시장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다자간 무역협상 과정에서 무역을 더욱 자유화해야 한다. 무역규제가 완화되면 기업활동이 활성화되고 투자가 촉진되며 국제 가치사슬에의 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WTO 가입은 우즈베크 경제의 현대화와 성장에 분명 기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