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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전문가 칼럼 - 청년교류] 한-중앙아시아 협력의 미래와 청년 네트워크

  • 작성자 김소연
  • 등록일 2026.05.28

김소연

한국외대 중앙아시아학과 강사/유라시아차세대리더스협회 대표



1. 왜 중앙아시아를 주목해야 하는가?


한국 외교에서 중앙아시아는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낯선 지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한반도 안보, 한미동맹, ·중 경쟁과 같은 주요 현안이 외교적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는 개별 국가의 고유한 정치·사회적 역동성보다는 구소련권 또는 러시아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지리적 거리와 높은 물류 비용, 제한적인 시장 규모 등으로 인해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협력 대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가치를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우라늄, 희소금속, 천연가스 등 핵심 원자재를 보유한 지역이자,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물류의 요충지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한국에 자원과 공급망 다변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은 시장 개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변화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선택지를 넓히고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심화해야 할 중장기적 과제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지속되기 위해 자원·물류 중심의 경제안보가 필요조건이라면, 인적 교류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신뢰는 이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조건이다. 이 두 요소가 함께 축적될 때 장기적인 상생 협력도 가능해진다.

 

2. 중앙아시아 청년들의한국행과 상호 이해의 간극


양측 관계를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중요한 축은 청년 세대이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사이에는 고려인이라는 중요한 역사적 접점이 존재한다. 냉전 시기에는 한국 사회가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회와 충분히 교류하기 어려웠고, 오랜 단절의 시간도 존재했다. 그러나 수교 이후 고려인 동포 사회는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정서적·문화적으로 연결하는 사회적 가교로 기능해 왔다. 최근에는 여기에 K-콘텐츠, 한국어 교육, 유학에 대한 관심이 결합되면서 중앙아시아 사회 내 한국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청년층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대중문화 소비를 넘어 교육, 진로, 취업, 전문성 개발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류 콘텐츠를 통해 한국을 접한 청년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유학을 준비하며, 한국 기업 및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 점에서 한류는 문화적 호감에 그치지 않고, 인적 교류와 교육 협력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한국교육원은 수교 이후 현지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아 왔다. 현재는 중앙아시아 5개국의 한국교육원, 세종학당, 한국문화원 등을 통해 현지 청년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유학과 취업 연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인적 교류의 저변을 넓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한국 내 중앙아시아 출신 체류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국가로, 노동 이주와 유학생 교류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최근 한국 대학의 현지 분교 설립, 직업훈련 및 한국어 교육 협력이 활발해지면서 교육과 기술을 매개로 한 장기적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나아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도 대학 내 한국학과 개설과 한국어 교육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제도화된 교육 수요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청년들이 한국을 교육, 취업, 유학의 기회가 있는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데 비해, 한국 청년과 한국 사회의 중앙아시아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국 사회에서 중앙아시아는 아직 낯선 지역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으며, 개별 국가들의 역사와 문화, 사회적 다양성을 깊이 있게 접할 기회도 부족했다.


최근에는 국내 미디어와 유튜브 등을 통해 중앙아시아의 자연, 도시, 음식, 일상이 소개되면서 한국 사회에서도 중앙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과거 중앙아시아가 주로 자원외교, 고려인, 이주노동의 맥락에서 소개되었다면, 최근에는 여행지이자 문화적 공간으로도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청년들이 중앙아시아를 보다 일상적이고 친근한 방식으로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관심이 지속적인 이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미디어를 통한 간접적 접촉을 넘어, 양측 청년들이 서로의 사회와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적 교류가 함께 확대되어야 한다.

 

3. 지속가능한 협력의 기반, 청년


인적 교류가 한-중앙아시아 협력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특히 청년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청년 세대가 서로의 사회와 문화를 경험하며 관계를 쌓아갈 때, 양측 관계는 제도적·경제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신뢰에 기반한 장기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부 간 협정이나 경제 프로젝트가 협력의 외형을 넓힌다면, 청년 교류는 그 협력을 장기적으로 지탱할 사회적 토대를 형성한다.


중앙아시아의 인구 구조와 사회적 특성은 청년 교류의 중요성을 더욱 높인다. 중앙아시아는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이며, 현재의 청년 세대는 향후 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이끌 핵심 세대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중앙아시아에서는 30~40대 젊은 인재들이 주요 의사결정 영역에 비교적 빠르게 진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현재의 청년 교류는 문화 교류나 네트워킹의 차원을 넘어, 향후 한-중앙아시아 협력을 이끌 차세대 파트너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미 한국과 깊은 접점을 형성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청년들은 한-중앙아시아 협력의 중요한 인적 자산이다. 한국에서 유학하거나 취업을 경험한 이들은 한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친한(親韓) 인적 네트워크로써 향후 현지 사회와 한국을 연결하는 핵심 인적 기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양측 청년 간의 상호 이해와 네트워크 형성으로 이어질 때, 청년 교류는 장기적 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중앙아시아 청년들이 한국을 경험하며 친한(親韓) 인적 네트워크로 성장할 수 있다면, 한국 청년들 역시 중앙아시아를 이해하는 차세대 지역 인재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청년들이 중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 언어, 사회 변화를 접하고, 이를 협력의 공간으로 이해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청년 교류의 의미는 양측 청년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관계를 축적하는 데 있다. 중앙아시아 청년들에게는 한국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쌓는 과정이 되고, 한국 청년들에게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지역 전문성을 키우는 기회가 된다. 이러한 양방향의 경험이 축적될 때, 청년 네트워크는 한-중앙아시아 협력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장기적 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다.

 

4. 양방향 한-중앙아 청년 네트워크를 향하여


그동안 한-중앙아시아 인적 교류는 정부 간 협의체, 고위급 회담, 전문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으며, 이는 양측 관계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협력의 저변을 사회적으로 넓히기 위해서는 제도권 중심의 교류를 넘어, 양측 청년 세대가 직접 참여하고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장기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는 많은 중앙아시아 청년들이 체류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국가별 청년 협회와 고려인 단체도 국내에서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적 흐름이 한국 청년들과의 유기적인 교류나 지속적인 소통으로 충분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앙아시아 청년들은 한국 사회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지만, 한국 청년들이 이들과 함께 중앙아시아의 가능성을 공유하고 관계를 형성할 기회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한국 청년이 함께 참여하는 양방향 구조가 마련될 때, 청년 교류는 보다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유라시아차세대리더스협회와 같은 청년 주도형 네트워킹 플랫폼의 활동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는 중앙아시아 청년을 일방적인 교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한국 청년과 함께 미래의 협력 의제를 발굴하고 실행하는 공동의 파트너로 위치시킨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별성을 갖는다. 또한 단순한 문화 체험이나 학술 교류에 머무르지 않고, 진로 탐색, 지역 연구, 공공외교 활동 등 보다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양측 청년이 함께 참여하는 쌍방향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상호 신뢰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협력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될 때 양 지역 청년들은 서로를 잇는 차세대 매개자로 성장할 수 있다. 결국 차세대 한-중앙아시아 네트워크의 본질은 청년들이 수평적으로 만나 공동의 경험을 쌓고, 협력의 의제를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러한 청년 중심의 사회적 토대가 마련될 때, -중앙아시아 협력은 보다 깊고 오래 지속되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본 칼럼은 중앙아시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기고로 작성되었습니다.

필자의 개인 의견을 포함하고 있으며, KF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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