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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문가 칼럼 - 기술협력] 한–중앙아 희소금속 기술협력: 지속가능한 자원 파트너십의 구축

  • 작성자 이선영
  • 등록일 2025.11.28

한–중앙아 희소금속 기술협력: 지속가능한 자원 파트너십의 구축


이선영 (주)유라스텍 대표이사


1. 중앙아시아의 자원 잠재력과 협력 여건

  21세기 들어 전략광물과 희소금속의 확보는 단순한 산업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외교 전략, 기술 경쟁력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첨단산업과 청정에너지 전환에 따른 핵심광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희토류 금속 시장은 2023년 약 70억 5천만 달러, 2024년 76억 2천만 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2028년에는 93억 8천만 달러로 연평균 5.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국가 간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앙아시아는 풍부한 자원 매장량과 지정학적 가치로 전략적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이 지역의 자원은 대부분 부가가치가 낮은 광물 원자재 상태로 주변 강대국에 수출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중앙아시아 각국은 산업 다각화, 자원 산업 고도화, 기술 혁신 및 지역 가치사슬 구축을 경제정책의 핵심 과제로 삼으며, 광물 제품의 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있다.


  자원 보유 측면에서 카자흐스탄은 세계 최대 수준의 우라늄 생산국(2022년 기준 세계 우라늄 생산량의 약 43%를 차지, 약 2만 4천 톤 생산)이자 희토류 잠재력이 높은 국가이며, 우즈베키스탄은 구리와 리튬 등 고부가가치 금속 자원이 풍부하다. 키르기스스탄은 세계의 주요 금 생산국이며 타지키스탄과 함께 수력·광물 복합 자원을 보유하며, 투르크메니스탄은 에너지 중심 산업구조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외국 기업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채굴, 정제, 환경관리, 재활용 등 가치사슬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그러나 탐사 기술, 정제 역량, 환경 관리 인프라 등이 미흡하여 여전히 원자재 중심 산업 구조를 완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과 같은 기술 강국과의 협력을 통해 상호보완적 시너지를 창출할 기회가 된다.



2. 한국의 기술역량과 협력 기반

  한국은 자원이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소재, 정제, 재활용 등 기술집약형 가치사슬을 구축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특히 탄소중립 전략과 순환경제 전환정책을 통해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기술 및 제도적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자원 기반 산업 구조에서 탈피하려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매우 유용한 협력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은 전략광물 재활용률 제고, 폐배터리·폐전자기기 금속 회수, 친환경 채굴 기술 연구 등 미래 산업 전환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축적했으며, 정부·연구기관·민간기업 간 연계를 통해 공동 연구소 설립과 기술 협력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한 제도적 환경을 마련하였다. 한–중앙아 협력포럼, KOICA 개발협력 사업, KIGAM·KITECH 등 연구기관의 기술협력 프로그램, KOTRA의 산업 연계 지원, 학술·인적 교류 네트워크 등은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실제 협력 사례로, 2018년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한국 정부는 Almalyk Mining and Metallurgical Combine(AGMK)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이 ‘우즈베키스탄-한국 희소금속 및 합금 과학기술센터’를 타슈켄트주 치르치크 지역에 설립하기로 공식 합의했으며, 2019년 센터가 개소했다. 이 센터는 나노기술, 고합금, 광물처리 분야의 5개 전문 실험실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 측이 세계적 수준의 분석장비와 기술 이전을 지원했다. 한국 국회는 2023~2027년까지 AGMK를 대상으로 약 150억 원 규모의 ODA를 지원하고, 현지 인력 50명이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연수받는 프로그램을 포함하였다. 이를 통해 양국은 단순한 자원 채굴을 넘어 정제, 신소재 개발, 인력 양성 등 포괄적 기술 동반체계를 구축하며 협력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2024년 희소금속 연구센터 설립이 논의되었다. 사트바예프대학교 산하 광물금속연구소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은 ‘고온·고활성 희소금속 소재 연구센터’설립을 검토한 바 있으며, 이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초기 5년간 1천만 달러 이상의 한국의 지원 자금 투입이 계획되어 있다. 연구인력 파견, 기술 이전, 현지 실험시설 구축 등이 핵심 내용으로,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 센터가 자국 내 채굴, 정제, 신소재화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 구축의 핵심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의 참여 확대를 공식 요청했다. 이러한 연구센터 기반 협력은 탐사, 가공, 정제, 신소재 개발까지 연계하며 장기적 협력 구조를 마련하게 된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현지 채굴·정제 기술 격차와 ESG 관련 환경·사회적 리스크, 방사성 잔류물과 폐수·폐기물 관리 문제 등 과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중앙아시아 자원, 제도적 기반이 결합될 때 희소금속 분야의 지속가능한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3. 글로벌 공급망 전환 속의 새로운 자원협력 구상 - 지속가능한 자원기술 파트너십의 방향

  한국은 2022년 기준 희토류 금속 수입액 약 1,020만 달러 중 85%를 중국에서 공급받았다. 중국의 수출통제 시 핵심광물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전략광물과 희소금속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희소금속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으로 ‘희소금속 산업 발전대책 2.0’발표하였는데, 목표는 단순한 자원 수입에 그치지 않고, 전략광물의 확보ㆍ비축ㆍ순환이라는 3단계 안전망을 구축함으로써, 국내 산업이 안정적으로 필요한 희소금속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중앙아시아와의 지속가능한 자원기술 파트너십 구축은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 기술 기반 공동 혁신으로 발전해야 한다. 채굴, 정제, 재활용, 환경관리 등 단계에서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술을 중앙아시아 현지에 맞게 이전하고, 전문 인력을 공동 양성하여 자립적 기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우리와 협력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자원 중심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고도화된 산업 체제로 전환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즉, 중앙아시아 협력국의 수출제품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연구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또한 협력 초기 단계부터 ESG 기준을 내재화한 순환경제 기반 자원 활용체계를 구축하고, 채굴에서 가공, 사용,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완성해야 한다. 


  단기 프로젝트 중심이 아닌 공동 연구센터 설립, 시범사업 추진, 교환 연수 프로그램 운영, 산학연 협력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협력 프레임워크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채굴 단계에 머물지 않고 정제, 합금·소재 개발, 부품·장비 제조,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가치사슬을 공동으로 구축함으로써, 중앙아시아는 산업·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여 상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결국 한–중앙아 기술협력은 자원 확보에서 기술 공유와 공동 혁신을 거쳐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해야 한다.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기술 역량이 결합될 경우, 양측은 단순한 자원 거래를 넘어 미래 산업을 공동 구축하는 지속가능한 자원기술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뢰 구축은 장기적 파트너십의 핵심이며, 이를 통해 한–중앙아 관계는 새로운 산업 및 전략 협력 모델로 도약할 수 있다.



※ 본 칼럼은 중앙아시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기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필자의 개인 의견을 포함하고 있으며, KF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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