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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전문가칼럼] 코로나-19 대유행과 한·중앙아 협력

  • 작성자 고재남
  • 등록일 2020.05.08

코로나-19 대유행과 한·중앙아 협력

 


고 재 남(유라시아정책연구원장)

 

 

중국 우한에서 작년 12월 말 처음 보고된 코로나-19(COVID-19)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이후 최악의 대유행(pandemic) 감염병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전세계인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또한 각계의 전문가들이 평가·전망하듯이 코로나-19 대유행은 향후 국제정치 질서는 물론 개인의 삶, 기업경영, 정부 역할의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금년 55일자 상황보고서(Situation Report-106)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215개 국가·지역에서 3,517,34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고, 이들 중 243,401명이 사망하였다. 이들 중 확진자는 미주와 유럽에서 3,044,131, 사망자는 미주와 유럽에서 225,192명을 각각 차지하고 있는 것이 증명해 주듯이 아직까지는 선진국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있다.

중국과 접경국이자 실크로드 경제벨트 정책의 첫 번째 관문인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코로나-19 대유행은 피해갈 수 없었다. WHO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이틀 후인 313일 카자흐스탄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으며, 이어 315일 우즈베키스탄, 318일 키르기스스탄에서 첫 확진자가 각각 발생하였다. 타지키스탄의 경우, 430일에야 15명의 코로나-19 발병자가 있음을 공표했으며, 투르크메니스탄은 공식적으로는 아직까지 코로나-19의 청정지대로 남아있다.


<1> 중앙아시아 5국의 코로나-19 대유행 현황(2020. 5. 5 현재)

국가

인구

확진자

사망자

카자흐스탄

18,776,707

4160

29

우즈베키스탄

33,469,303

2189

10

키르기스스탄

6,524,195

843

10

타지키스탄

9,537,645

230

7

투르크메니스탄

6,031,200

0

0

합계

74,339,050

7,422

56


<1>은 중앙아 5국들이 55일 현재 수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낸 중국(확진자 84,404, 사망자 4,643), 러시아(확진자 155,370, 사망자 1,451), 인도(확진자 46,433, 사망자 1,568) 등에 둘러싸여 인적·물적 교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적은 수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중앙아 5국들은 코로나-19 대유행에 어떻게 대응하여 왔는가?

중앙아 5국들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해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였다. 중국과 가장 긴 국경선(1,783)을 접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은 첫 확진자가 나온 3일 후인 316일부터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여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한 출입국을 제한하고, 학교, 전시장·쇼핑몰·극장·위락시설 등을 잠정 폐쇄했으며, 스포츠 경기를 비롯한 대중 행사와 가족 및 추모행사도 금지하였다. 우즈베키스탄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다음 날이 316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카자흐스탄과 유사한 대책을 발표하였다. 키르기스스탄도 322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야간 통금에 더해 카자흐스탄과 거의 동일한 조치를 취하였다. 이들 국가들의 대책은 외부로부터의 코로나-19 감염자의 유입 차단과 유입된 감염원의 확산을 막는 정책이 핵심이었다. 이들 국가들은 5월들어 코로나-19 대유행이 서서히 약화됨에 따라서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하면서도 상기 조치들을 점차 완화하고 있다.

4월 말에야 코로나-19 확진자의 발생 사실을 공개한 타지키스탄은 인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산업·농산물 공장 기공식, 수천명이 참가하는 봄맞이 행사인 나브루즈 등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외부 유입을 막기 위해 공항은 320일 폐쇄되었다. 타지키스탄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공식화한 425일 학교를 폐쇄하고 426일에는 축구경기 중단, 라마단 행사 등 대중집회 금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하였다.

투르크메니스탄의 경우, 3월 중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이란 등 인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의 부재를 공식 발표하였다. 319일 수도로의 이동이 제한된 후 23일에 재개되었으나, 이 후 수도로의 유입자는 반드시 체온측정을 통과해야 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425-26일 수 천명이 참가하는 말의 날’(Horse Day)이 개최되었으며, 대통령 베르디무하메도프의 말이 가장 아름다운 말로 선정되었다. 비공식 소스의 주장과는 달리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55일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이에 대한 한국의 체계적·효과적인 선진 방역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한국형 방역체계, ‘K-방역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대다수의 국가들이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국경봉쇄와 이동 금지 등의 조치를 내렸던 것과는 달리 한국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 방역 성과를 달성했다. 세계 많은 국가들이 한국산 진단키트를 구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40여개 국가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방역경험 공유를 요청하고 각국 정상들의 문 대통령과의 통화요청도 쇄도하였다.

한국은 작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의 3(, , ) 순방과 7월 이낙연 총리의 나머지 2국 방문(, )를 통해 수교후 첫 중앙아 5국에 대한 정상외교를 마무리했다. 한국에 비해 보건·의료 후진국인 중앙아 5국은 정상회담 및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들 분야에서 한국의 지원과 협력을 요청해 왔다. 이 번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우즈베키스탄은 한국 의료진의 파견을 요청하였고, 3월 말에 고려대 최재욱 교수가 그리고 4월 말에는 윤승주 교수가 파견되어 코로나-19 방역 및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중앙아 5국과 보건·의료 협력을 구체화하고, 이를 확대·강화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