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국민과 함께 세계와 소통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한국국제교류재단

SEARCH
검색 닫기

아세안 문화유산

화려한 문양과 고운 원단을 자랑하는 인도네시아 전통의상 ‘바틱(Batik)’

아세안 문화유산 113

화려한 문양과 고운 원단을 자랑하는 인도네시아 전통의상 ‘바틱(Batik)’   한국에는 전통의상 한복이 있다면 인도네시아에는 바틱이라는 전통의상이 있다.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바틱부터 공장에서 프린트 기법으로 찍어낸 바틱까지 그 종류와 가격도 매우 다양하다. 패턴의 다양성, 기법, 제작 품질 측면에서 발전된 것을 인정받았다. 2009년 10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다. 바틱에 담겨있는 인도네시아의 역사를 이해하고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과 닮은 점은 무엇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자 일상복이 된 전통의상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인 바틱은 점이나 얼룩이 있는 천을 뜻한다. 이는 자바섬에서 자라는 풀을 천연염색제로 활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풀로 염색을 해 만든 바틱은 겉이 매끄럽고 광택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천연염료를 활용해 옷감의 색을 입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번의 염색만으로 자신이 원하는 색감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바틱 장인들은 각자의 노하우와 내공을 갖고 있다. 화려한 문양과 고운 원단을 자랑하는 인도네시아 전통의상 ‘바틱(Batik)’의 제작과정은 먼저 뜨거운 밀랍으로 천에 점과 선 등을 그린 뒤 천연 염색을 한다. 이 과정에서 밀랍이 발라진 부분에는 염색이 되지 않아 디자인적 요소로 적용된다. 원하는 색이 나왔다면 끓인 물로 밀랍을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여러 가지 색과 원하는 문양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바틱 기술은 오랜 시간 동안 전수되어 오면서 그 색과 문양의 상징성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고 그들의 창의성과 정신을 표현한다. 직장, 학교, 결혼식, 예술 공연 등 일상생활에서 바틱의복을 입는 것은 물론 장례에서는 죽은 자를 바틱으로 감싸는 의식을 행하기도 한다. 현대에 와서도 고유의 전통문화를 잃지 않고 생활하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바틱과 한복에 담겨있는 문화 인도네시아의 대표 무형문화유산인 와양(Wayang) 인형극의 등장인물을 보면 신분과 성격에 따라 바틱의 패턴과 색감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신분에 따른 의복의 차이는 한국과도 닮았다. 과거 한국도 신분과 계급, 직업에 따라 옷의 문양, 색감, 소재가 달랐다. 왕족이나 양반들은 비단옷을 입고, 일반 서민들은 삼베나 모시 혹은 무명으로 만든 흰옷을 입었다. 한국의 전통의상인 한복 역시 천연염료를 활용해 염색을 했는데 주로 당근이나 치자, 억새 등을 주 염색제로 이용하고 황색이나 청색을 뽑기 위해 울금이나 쪽을 사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명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도 무대 의상이나 의류에 전통문양을 추가해 한복을 알리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전통 바틱과 한복은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기원하지만, 이 두 가지 특징적인 옷감은 그들 각각의 나라의 오랜 전통을 상징하며, 심지어 오늘날에도 그들의 자리를 찾고 있다. 이 영원한 상징들은 앞으로 더 많은 세월 동안 지속될 것이다.  

싱가포르 전통가옥 ‘숍 하우스(Shop house)’

아세안 문화유산 139

싱가포르 전통가옥 ‘숍 하우스(Shop house)’   숍 하우스(Shop house)는 가게를 뜻하는 Shop과 주거공간을 뜻하는 House의 합성어로 1층에는 상점이, 2층에는 주거공간이 위치하는 구조이다. 겉모습은 영국 식민지 시대의 건축양식을, 내부와 인테리어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에 가깝다. 오늘날 한국의 주거복합시설과 비슷한 형태를 한 숍 하우스 전통가옥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다문화 건축양식이 살아있는 박물관 숍 하우스는 지금까지도 주거 및 상업 목적으로 여전히 널리 사용되는 전통 주거 형태이다. 특히 현재 싱가포르에 존재하는 건축물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즉 숍 하우스는 싱가포르 건축의 살아있는 박물관이기도 한 것이다.과거에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에서 싱가포르로 넘어온 이주민들이 동남아시아의 더운 기후를 반영해 지었다. 기본적인 숍 하우스는 2~3층짜리 가옥으로 되어있으며, 주로 1층은 상점으로 2~3층은 주거공간으로 쓰였다. 1층 입구는 인도로부터 조금 떨어져있어 장사를 할 때 물건을 펼쳐놓을 공간으로 쓰였다. 숍 하우스는 대부분 여러 채의 집들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이때 집 안의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서 지붕에 창을 내었다. 또한 화재가 발생하면 옆집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붕과 지붕 사이에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현재 숍 하우스는 쇼핑몰, 호커센터, HDB(Housing Development Board)로 나눠져 이용되고 있다.싱가포르 몇몇 호텔에서는 숍 하우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색상의 외관, 전통 페라나칸 양식이 혼합된 장식 등을 건축하고 있다. 즉 여러 시대상의 디자인 양식을 반영한 숍 하우스를 싱가포르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원조 주상복합시설 ‘숍 하우스’ 싱가포르의 이러한 건축양식과 사용법은 한국의 주상복합시설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 한국은 전통가옥인 한옥에서 주로 생활하며 주거환경과 상업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다 점점 서양의 건축양식이 사용되고, 근대화가 이뤄지면서 주상복합시설이 생겨났다. 내부에 문화, 오락, 편의, 상업시설이 있어 생활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 숍 하우스와 닮았다. 최근에는 입주한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수영장, 사우나 등이 구축 되어있다. 또 초고층으로 지어져 조망이 좋고 리모델링에 유리하며, 안전과 사생활이 보장된다는 장점으로 직장인들과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다. 싱가포르에서는 전통건축양식이 한국에서는 현대의 건축양식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국의 삿갓과 닮은 베트남의 전통모자 ‘논라(non la)’

아세안 문화유산 358

한국의 삿갓과 닮은 베트남의 전통모자 ‘논라(non la)’ 세계 여러 나라에는 전통의상과 그에 어울리는 장신구, 전통잡화가 있다. 한국의 삿갓, 고무신과 짚신, 옥 반지, 노리개가 있듯 말이다.  한국의 삿갓과 모양, 쓰임새가 닮은 베트남의 전통모자 ‘논라(non la)’에 대해 알아보자.     베트남의 만능치트기 ‘논라(non la)’ 스벡 톰은 한밤중에 논이나 불교사원의 탑 주변, 마당에서 하는 공연이다. 2개의 대나무 사이에 하얀 천으로 스크린을 설치하머리 부분이 뾰족하게 생긴 베트남 전통 모자 논라. 강우량이 많고 햇볕도 강한 베트남에서는 예부터 따가운 햇볕과 비바람으로부터 얼굴과 목을 보호하기 위해 논라를 쓰기 시작했다. 논라는 다양한 재료로 제작되어 왔는데, 고위 직급의 관리들은 새 깃털, 거위 깃털 등으로 만든 논을 썼는데 꼭지에 광이 나는 부분이 달려있고, 폭이 넓은 명주 끈을 달았다. 마을 우두머리나 지방의 관리들은 작은 파인애플 잎을 섬세하게 짜서 만든 ‘논즈어’를 썼다. 베트남 사람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아오자이와 논라는 시대에 맞춰 변형되고 그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부채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우물가에서는 물그릇으로, 논밭에서는 세숫대야로 용도가 바뀌기도 한다. 또 논라는 불을 지필 때 바람막이로, 들판에서 용변을 볼 때는 가리개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 밖에도 논라는 사람들을 아름답게 해준다. 때문에 논라는 값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베트남 남녀에게 선물용으로, 기념품으로, 실내 장식용으로 널리 사용되어지는 생활용품이다. 한국의 삿갓과 베트남의 논라는 유사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지만, 쓰임새는 각국의 문화와 생활습관이 깃들여져 있어 차이가 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두 나라이지만 전통을 지키고 보존하여 지금까지도 잘 활용하고 있음은 동일하다.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ao dai)와 논라를 함께 착용하고 베트남을 여행해보는 건 어떨까?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인형극 캄보디아 전통인형 그림자극 ‘스벡 톰(Sbek Thom)’

아세안 문화유산 157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인형극 캄보디아 전통인형 그림자극 ‘스벡 톰(Sbek Thom)’ 어릴 때 부모님 손잡고 인형극을 보러 갔었던 추억, 마음 속 한 편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캄보디아 어린이들도 우리와 비슷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고대 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인형 그림자극 ‘스벡 톰’을 접해왔기 때문이다.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 꾸미는 공연 스벡 톰은 한밤중에 논이나 불교사원의 탑 주변, 마당에서 하는 공연이다. 2개의 대나무 사이에 하얀 천으로 스크린을 설치하고, 그 뒤에 코코넛 껍질을 태워 커다란 불을 밝혀서 인형의 그림자가 스크린에 비춰지면 공연이 시작된다. 이때 사용하는 인형들은 2m의 대나무에 솜과 실, 가죽 등으로 만드는데 우리나라의 꼭두각시 인형과 비슷하다. 과거에 스벡 톰은 왕실과 귀족들의 생일이나 유명 인사를 숭배하기 위한 목적으로 1년에 3~4회만 진행됐다고 한다.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아야 하는 공연이다. 스벡 톰은 앙코르 왕조 이전부터 시작된 크메르 전통극으로 세계에 알려졌고,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공연에서 사용하는 인형들은 단 한 장의 소가죽으로 제작된다. 동물의 가죽을 사용한다고 해서 동물보호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스벡 톰 공연에서 사용되는 소가죽은 살생이 아닌, 자연사로 죽은 소의 가죽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가죽 인형을 만드는 장인들은 소의 가죽을 신성시 여기고 예를 갖추어 사용하며, 인형 제작 기간 동안 흰색 옷만 입고, 술도 절대 마시지 않는다. 동물을 아끼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만드는 스벡 톰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스벡 톰 공연의 횟수는 현저히 줄었지만, 그들의 땀과 정성으로 만든 공연은 역사 속에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남겨질 것이다. 한국에도 스벡 톰과 같은 그림자놀이가 있다. 고려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그림자놀이인 만석중놀이는 석가모니의 탄생을 경축하기 위해 사찰이나 민가에서 공연하여 누구나 보고 즐겼던 놀이다. 무언 인형극으로 대사도 없고 일정한 순서와 절차도 없어 글을 모르는 대중들도 즐길 수 있었다. 스벡 톰과 만석중놀이 모두 각 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문화유산을 잃지 않고 잘 보존하여 후손에게 있는 그대로 물려주는 것 역시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알고 보면 더욱 흥미로워지는 ‘사찰문화’

아세안 문화유산 166

알고 보면 더욱 흥미로워지는 ‘사찰문화’ 글_양곤대학교 오린엔탈학과 박사과정 최재희 우리나라에 외국 귀빈들이 오면 종종 사찰에 가서 템플스테이를 하고 사찰음식을 체험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본다. 한국 사람들은 미얀마 유학생활을 한 나에게 미얀마의 사찰음식은 무엇이 있냐고 물어본다. 우리나라 사찰음식이라고 하면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고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국 사찰음식만의 특징이 있다. 하지만 미얀마에서는 사찰음식이 일반음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양국 사찰음식의 차이는 ‘탁발(托鉢)의식’에서 온다. 미얀마는 지금도 철저하게 스님들의 생활은 신도들의 ‘보시(布施)’에 의해 이루어진다. 미얀마 스님들은 새벽 6시에 아침 한 끼, 오전 11시에 점심 한 끼를 끝으로 철저한 금식을 지키고 있다. 점심을 마지막으로 그 이후에는 물만 마셔야 한다. 한국 스님들은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라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사실상 부처님이 설한 법에는 ‘고기를 먹지 말라’라는 계율이 없다. 미얀마에서는 부처님의 시대부터 내려오던 ‘탁발의식’을 중요시 여기는데 여기서 ‘신도들이 공양을 올리는 음식을 선택하거나 거절할 수 없다’라는 계율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신도들이 고기밖에 없어 고기를 보시하면 선택하거나 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먹어야 한다. 미얀마 절에 가면 스님들이 고기를 먹는다고 놀라면 안 된다. ‘고기’를 보시한 신도의 지극한 마음을 스님은 거절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부처님 법에도 ‘죽이는 장면을 보지 않은 고기, 죽이는 소리를 듣지 않은 고기, 자신을 위해 잡은 것이 아님을 알고 먹는 고기, 수명이 다해 스스로 죽은 생물의 고기, 매나 독수리 따위가 먹다 남은 고기 등의 오정육(五淨肉)’은 먹어도 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님이라고 해서 일반 대중들과 다른 음식을 먹지 않는다. 신도들이 평소에 먹는 음식을 같이 먹으며 공양을 올리는 그들의 마음에 고마움을 느끼며 스님들은 살아간다. 미얀마에 배낭여행을 갔던 20대 초반에 너무 배고파 절에 가서 밥을 달라고 한 적이 있다. 그때 스님께서 외국 여학생이 밥도 못 먹은 것이 불쌍하다며 자신이 탁발 받아 온 공양구(供養具)에서 생선튀김을 꺼내 건네주던 기억이 잊혀 지질 않는다. 음식에 대해 어떠한 생각도 갖지 않고, 신도가 자신을 위해 주는 음식을 먹으며 평생을 사는 미얀마 스님들은 자신의 신도에게 얼마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갈까? 탐욕에 젖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울림을 주는 미얀마의 사찰음식이 아닐까?

빛으로 만든 이야기: 인도네시아 와양 인형들

아세안 문화유산 204

빛으로 만든 이야기: 인도네시아 와양 인형들 와양 쿨릿   와양(Wayang)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인형극입니다. 자와어 (Javenese)로 ‘그림자’를 뜻하고 ‘상상(Imagination)’이라 는 뜻도 함께 갖고 있는 말인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인형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연극 활동을 와양이라고 부릅니다. 아세안 문화원 상설전시실에서는 와양 쿨릿과 와양 골렉 인형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와양 쿨릿은 평면적인 형태의 꼭두각시 인형입니다. 그림 자극을 할 때 사용하는 인형이에요. ‘쿨릿(Kulit)’은 ‘가죽 (Skin)’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와양 쿨릿의 주 재료가 가 죽(Leather)이기 때문이죠. 가죽으로 인형의 몸체와 얼굴을 만들고 버팔로의 뿔로 손잡이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하얀 장 막 뒤에서 등으로 빛을 비추어 관객들에게 그림자를 비추고, 인형사의 노래나 대사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와양 쿨 릿의 가장 큰 특징은 인형이 갖고 있는 디테일한 표현에 있습 니다. 와양 쿨릿은 인물의 이목구비와 옷 장식의 세부적인 표 현을 모두 보여줄 수 있죠. 반대로 와양 골렉은 나무를 깎아 만든 3차원의 입체 인형입니다. 와양 쿨릿처럼 장막 뒤에서 그림자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꼭두각시 인형 극과 비슷한 모습으로 공연이 이루어집니다.    많은 민속 공예품들이 그러하듯, 인도네시아의 와양 인형 과 가면들은 가면극의 내용과 공연 방식에 따라, 그리고 인형 들을 만드는 장인에 따라 저마다 다른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숫자만큼 다양한 삶이 존 재하는 것처럼, 와양 인형들 역시 그것을 만들고 사용하는 사 람들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합니다.   와양 쿨릿의 공연자인 달랑이 장막 뒤에서 와양 쿨릿으로 공연하고 있다

미얀마의 고귀한 유산 - 건축에서 미적 경험을 마주하다

아세안 문화유산 164

미얀마의 고귀한 유산 - 건축에서 미적 경험을 마주하다 미얀마 중부의 바간과 만달레이에는 ‘세계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르는 건축물이 늠름한 위용을 자랑한다.  아난다 사원 완전한 아난다 사원(Ananda Temple) 미얀마 역사상 최초의 통일 왕국 수도였던 바간은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로 손꼽힌다. 2,500여 개 불탑이 남아 있는 올드 바간(Old Bagan)은 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바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정평 난 아난다 사원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건축물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짠시타(Kyanzittha) 왕의 명으로 1105년경에 지어진 아난다 사원은 동남아시아 불교 사원 건축의 가장 훌륭한 예로 꼽힌다. 이런 찬사 이면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아난다 사원이 완공되자 비슷한 사원이 더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짠시타 왕이 건축을 담당한 승려 여덟 명을 모두 죽였다고 한다. 그로 인해 아난다 사원은 지금까지 그 독창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대칭 구조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사원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동굴에 들어온 것처럼 어두워지는데, 경건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격자창으로 자연광마저 제한된 양만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4개의 거대한 불상은 각각 동서 남북 방향을 바라보고 서 있다. 매년 1월에는 15일 동안 성대한 축제가 열리며 수많은 승려와 불자가 이곳에 모여든다.   우베인 다리   웅혼한 우베인 다리(U Bein Bridge) 미얀마 마지막 왕조의 수도인 만달레이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가 자리한다. 바로 타웅타만 호수(Taungthaman Lake)를 가로지르는 약 1.2km 길이의 우베인 다리이다. 다리를 건너면 근교 도시이자 과거 두 번이나 미얀마 수도였던 아마라푸라(Amarapura)로 이어진다. 1849년 당시 아마라푸라의 시장이었던 우베인이 왕궁을 건설하는 데 사용하고 남은 목재를 모아 웅장한 다리를 만들었으며, 티크 나무로 만든 약 1,000개의 기둥이 170여 년 동안 다리를 굳건히 지탱해왔다.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난간도 없는 다리 위를 걷다 보면 새삼 그 오랜 역사를 실감하게 된다. 우베인 다리는 현지인에게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일상의 통로이자 여행자에게는 꼭 거쳐야하는 낭만적인 명소로 여겨진다. 특히 호수에서 배를 타고 바라보는 다리의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코타키나발루의 문화유산을 찾아서 - 찬란한 자연 그 이상으로 찬연한 걸작

아세안 문화유산 212

코타키나발루의 문화유산을 찾아서 - 찬란한 자연 그 이상으로 찬연한 걸작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북부에 있는 코타키나발루는 사바주의 주도이자 말레이시아 제7의 도시다. 우뚝 서 있는 키나발루산은 생태계의 보고라 불리며, 해변은 세계 3대 석양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만큼이나 위대한 문화유산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코타키나발루 시립 모스크 옛 말레이시아의 모습을 간직한 사바 박물관 휴양지로 거듭나기 이전의 코타키나발루가 궁금하다면 사바 박물관으로 향하자. 외관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의 전통 양식인 롱하우스(longhouse)를 본떠 건축하였다. 롱하우스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긴 형태의 건축물로, 한 동의 가옥에 공간을 분리하여 다수의 가족이 독립된 생활을 영위하는 공동주택을 일컫는다. 이 박물관의 전시는 사바주의 민속과 종교, 예술뿐 아니라 자연사 전반을 폭넓게 다룬다. 전통의상, 토속품, 공예품, 도자기, 악기 등의 유물을 통해 여러 부족이 일구어낸 사바의 역사와 문화가 총망라되어 사바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 야외 전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민속촌 같은 헤리티지 빌리지가 나타난다. 연못과 정원이 어우러진 환경친화적인 분위기 속에 대나무와 흙 등 자연에서 얻은 자재로 지은 사바의 전통 가옥을 지역과 종류별로 재현해 놓았으며, 일부는 직접 들어가볼 수 있다. 신비로운 코타키나발루 시립 모스크 이곳은 일부가 석호로 둘러싸인 웅장한 이슬람 사원으로 ‘떠다니는 모스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인상적인 파란 돔 때문에 ‘블루 모스크’로 불리기도 한다. 이 건축물은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가 설립한 최초의 사원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예언자의 모스크(Al-Masjid an-Nabawi)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사원내부는 예배 시간을 제외하고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복장규정이 있으므로 입구에 있는 센터에서 이슬람 전통 의복을 대여해 차림을 갖춰야 한다. 이곳은 워터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말레이시아 최초의 모스크로, 호수에서 패들보드를 타고 15분 동안 물 위에서 모스크를 감상할 수도 있다. 사원이 기도를 올리고 숭배를 표하는 공간일 뿐 아니라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확장된 풍경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말레이시아 무슬림 문화를 보여준다.     사바 박물관                                                                                                     헤리티지 빌리지

프놈펜의 건축학개론 - 프놈펜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통해 캄보디아 역사의 숨결을 느껴본다

아세안 문화유산 169

프놈펜의 건축학개론 - 프놈펜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통해 캄보디아 역사의 숨결을 느껴본다 프놈펜 왕궁  앙코르와트가 캄보디아 건축미의 전부는 아니다. 수도 프놈펜에 있는 또 다른 상징적인 건축물을 기억하자. 크메르의 금빛과 은빛, 프놈펜 왕궁 프놈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유적은 단연 프놈펜 왕궁(Phnom Penh Royal Palace)이 아닐까. 우동(Odon)에서 프놈펜으로 수도를 옮긴 후 노로돔 왕(King Norodom)의 명으로 1866년~1870년에 세운 캄보디아 왕국의 왕궁이다. 크메르 전통 양식으로 건축한 궁전은 금빛으로 빛나는 삼각 지붕이 특징이다. 약 17만5000m2의 거대한 부지에 국왕이 거주하는 크마린 궁전과 외국 사절단을 맞이하는 스론홀을 포함해 10여 개의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다. 그중 바닥에 은으로 만든 타일이 깔린 실버 파고다는 노로돔 왕 시절인 1892년에 처음 건축되었고 1962년 노로돔시하눅 왕(King Norodom Sihanouk)이 오늘날의 웅장한 모습으로 재건하였다. 왕은 아름다운 크메르 예술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실버 파고다 바닥에 5300장이 넘는 은 타일을 깔았으며 사용한 은의 총 무게만도 6톤이 넘는다. 사방이 뚫린 찬차야 파빌리온(Chan Chhaya Pavilion)에서는 크메르 전통 무용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길이길이 기억되리, 독립기념비 노로돔 거리(Norodom Boulevard)와 시하눅 거리(Sihanouk Boulevard)가 만나는 곳에 우뚝 선 독립기념비(Independence Monument)는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캄보디아의 신크메르 건축문화(New Khmer Architecture)를 이끈 저명한 건축가 반 몰리반(Vann Molyvann)이 크메르 양식의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을 살려 만든 걸작이다. 앙코르와트에 있는 연꽃 석탑을 모티프로 한 고풍스러운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캄보디아의 독립기념일인 11월 9일에 국왕이 거대한 횃불을 탑 안에 놓는 기념 의식을 진행한다.    독립기념비